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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야권 지지자들, 주요 도시서 대선 결과 불복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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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야권 지지자들, 주요 도시서 대선 결과 불복 시위
장기집권 루카셴코 압승 결과에 항의…"200여명 경찰에 연행"
중앙선관위 "루카셴코 80% 득표"…야권 후보측 "우리가 70~80% 득표"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옛 소련에서 독립한 동유럽 소국 벨라루스 수사당국이 10일(현지시간) 대선 결과에 불복해 폭력 시위를 벌인 야권 지지자들을 형사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시위 과정에서 200여명을 연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벨라루스 수사위원회는 이날 폭력 시위 가담자들을 대규모 소요와 경찰 폭행 혐의로 형사입건했다면서 이들이 8~1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발표했다.
수사위원회는 시위 참가자들이 쓰레기통, 몽둥이, 보도블록, 유리병 등을 이용해 폭력 시위를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다수의 경찰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위원회는 "일부 정치 세력이 군중을 자신들의 목적 달성을 위한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고 야권 정치인들을 비난하기도 했다.
전날 대선이 치러진 벨라루스의 주요 도시에선 저녁 8시 투표 종료 이후 6기 집권에 도전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79.7%의 득표율로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는 출구 조사 결과가 공표되자 이에 반발하는 야권 지지자들의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수도 민스크를 비롯해 북동부 도시 비텝스크, 남서부 도시 브레스트, 서부 도시 그로드노 등의 도시들에서 주민들이 길거리로 몰려나와 이튿날 새벽까지 시위를 벌이며 진압을 시도하는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은 최루탄과 섬광탄 등을 쏘며 진압에 나서는 한편 현장에서 저항하는 다수의 시위 참가자들을 연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벨라루스 인권운동단체 '베스나'(봄)는 시위 과정에서 213명이 연행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단체는 또 민스크 시위에서 1명이 사망하고 몇명이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벨라루스 경찰은 그러나 "사망자는 없다"고 타스 통신에 전했다.
야권은 이번 선거 과정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이 행정력을 동원해 절대적으로 유리한 선거운동을 펼치고, 유력 야권 인사들의 후보 등록을 좌절시키는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험을 이유로 선거 감시단 수를 제한하는 등의 불법·편법 선거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벨라루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공식 잠정 개표 결과를 발표하고 루카셴코 대통령(65)이 80.23%의 득표율로 승리했다고 밝혔다.
26년 동안 집권 중인 루카셴코의 최대 경쟁자로 꼽히던 여성 야권 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37)는 9.9%를 득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투표율은 84.23%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 1994년부터 벨라루스를 철권 통치해오고 있는 루카셴코 대통령이 또다시 5년간 집권을 이어가게 됐다.



티하놉스카야 후보를 중심으로 결집한 야권은 루카셴코 정권의 권위주의적 통치와 심각한 경제난, 코로나19 부실 대처 등을 비판하며 대대적 개혁을 약속했지만, 일단 선거 판세를 뒤집는 데는 실패했다.
티하놉스카야는 대선 출마를 준비하다 사회 질서 교란 혐의로 지난 5월 말 당국에 체포된 반체제 성향의 유명 블로거 세르게이 티하놉스키의 부인으로, 남편을 대신해 출마해 선거 운동 과정에서 돌풍을 일으켰었다.
하지만 티아놉스카야를 비롯한 야권이 선거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한동안 정국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티하놉스카야 선거운동본부는 이날 중앙선관위의 잠정 개표 결과가 발표된 뒤 "모든 지역의 투표소들에서 들어온 자료에 따르면 티하놉스카야가 70~80%의 득표율을 보였다"며 불복 운동을 시사했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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