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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성장률 덮으려고? 공화도 단칼퇴짜…후폭풍에 한발뺀 트럼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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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성장률 덮으려고? 공화도 단칼퇴짜…후폭풍에 한발뺀 트럼프(종합)
벌떼처럼 들고일어난 공화, 참모들도 허찔려…바이든측 "성장률 묻으려는 책략"
소기의 목적 달성? 9시간만에 치고 빠지기…대선 불복 명분축적 불씨 계속될듯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연기론이 엄청난 후폭풍에 직면했다. 민주당은 말할 것도 없이 평소 트럼프 대통령의 '문제성 트윗'에 침묵하던 친정 공화당이 이번에는 벌떼같이 들고 일어나 "대선 일정 변동은 없다"며 공개적 묵살에 나선 것이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도 되기 전에 대선 연기를 원치는 않는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불씨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30일(현지시간) '매코널과 다른 공화당 지도부 인사들, 트럼프의 11월 3일 대선 연기 제안에 퇴짜 놓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연기론으로 공화당과 민주당 양쪽으로부터 즉각적인 비판을 초래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폭탄 트윗'은 사상 최악의 2분기 성장률 발표가 이뤄진 지 15분 만에 이뤄진 것으로, 워싱턴 정가는 그야말로 벌집을 쑤신 듯 발칵 뒤집혔다.
공화당은 당혹감 속에 아연실색한 표정이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한 방송 인터뷰에서 "이 나라의 역사에 있어 전쟁에도, 불황에도, 남북전쟁에도 연방 차원에서 잡힌 선거를 정시에 치르지 않은 적은 결코 없다"며 "우리는 이번 11월 3일 다시 그렇게 할 길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고 WP와 CNN 방송 등이 보도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매코널 원내대표가 11월 3일 선거는 고정불변이라고 말했다고 풀이했다.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도 "우리가 연방 선거 역사상 선거를 미룬 적이 결코 없다.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고, 존 튠(사우스다코타) 상원 원내대표는 CNN에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과 상관없이 11월에 대선이 치러질 것이라며 언론의 관심을 얻을 수 있는 발언일 수 있지만, 실제 심각한 결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법사위 소속 척 그래슬리(아이오와) 상원의원도 선거 일자는 법으로 정해져 있다며 '법의 지배'를 강조한 뒤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 "이 나라의 한 개인이 뭐라고 말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헌법이나 법이 바뀌기 전까지는 법을 따르길 원한다"라고 말했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인 하원 공화당 의원총회 의장 리즈 체니 하원의원은 트윗을 통해 "이러한 발상(대선연기론)에 대한 공화당 내 저항은 압도적"이라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친(親)트럼프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마저 우편투표에 대한 우려는 제기하면서도 "선거 연기는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CNN은 "대통령이 불을 지르는 언급을 해놓고 수습하느라 공화당을 애먹게 만든 가장 최근 사례"라고 촌평했다.
트럼프 대통령 참모들도 선거일정 조정과 관련, 백악관에서 진행 중인 내부 논의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고 WP가 보도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참모들의 허를 찔렀다고 한 고위 참모가 전했다. 또다른 참모는 WP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그는 그저 의도적으로 화를 돋우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선거일 조정 권한도 없는 대통령이 선거 패배 가능성을 의식, 국면 전환용 꼼수를 시도한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특히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캠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일자를 변경할 아무런 권한도 없으며 끔찍한 국내총생산(GDP) 실적에서 주의를 딴 데로 돌리기 위한 명백한 책략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바이든의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유력 거론되는 인사 중 한 명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트윗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는 겁에 질려 있다. 그는 자신이 조 바이든에게 질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흑인인 제임스 클라이번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는 이날이 흑인 민권운동의 대부 존 루이스 하원의원의 장례식이 엄수된 날임을 환기하며 "비열하다"고 맹비난한 뒤 "우리의 목소리를 침묵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일 변경 권한을 가진 의회가 여야 할 것 없이 즉각 반발, 대선연기론이 곧장 '죽은 카드'가 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우편투표의 문제를 거듭 제기하면서도 자신도 대선 연기를 보고 싶지 않다며 한발 물러섰다. 문제의 트윗을 올린지 9시간 만이다.
폭탄발언으로 성장률 보도를 분산시키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뒤 여론의 역풍을 감안, '치고 빠지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번복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긴 했지만 지지율 추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불씨는 계속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대선 기간 '우편투표=사기·선거부정' 프레임을 계속 내세움으로써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는 한편 대선 불복의 명분을 축적할 수 있다는 관측인 셈이다.
WP는 "이번 제안은 미 대선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약화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극적인 최근의 시도"라고 했고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그와 그의 지지자들이 대선 결과에 불복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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