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t 무게 스톤헨지 거석 비밀 풀렸다…"25km 북쪽서 옮겨져"
1958년 복원작업 중 유출된 사르센석 돌 기둥 반환…고고학자들 분석
작은 크기의 블루스톤은 200km 이상 떨어진 웨일스 지역에서 유래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최대 무게 9톤(t), 9m 크기의 스톤헨지 사르센(sarsen)석(石)은 북쪽으로 불과 25km 떨어진 곳에서 옮겨진 것으로 확인됐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선사시대 유적 스톤헨지는 영국 남부 윌트셔주 솔즈베리 평원에 있으며, 용도와 목적 등 많은 부분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세계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힌다.
스톤헨지는 약 4천500년 전 140 마일(약 225km) 떨어진 웨일스 북부 펨브룩셔의 프레슬리 산으로부터 가져온 청회석 사암인 블루스톤(bluestone)과 이보다 더 큰 사르센석 등 두 종류의 돌로 만들어졌다.
블루스톤의 경우 분석 결과 프레슬리 산의 함유물 및 석영 등과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사르센석의 경우 어디서 유래했는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30일(현지시간) 일간 텔레그래프, BBC 방송에 따르면 스톤헨지 등을 관리하는 영국 잉글리시 헤리티지(English Heritage) 재단과 셰필드 대학의 고고학자들은 스톤헨지 사르센석이 북쪽으로 15 마일(약 25km) 떨어진 말버러 다운스의 웨스트 우즈(WEst Woods)에서 유래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고고학자들은 그동안 사르센석이 말버러 다운스에서 유래했을 것으로 추정해왔지만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그러나 최근 잉글리시 헤리티지에 스톤헨지 사르센석에 구멍을 내면서 나온 원통형 돌 막대가 반환되면서 고고학자들은 X레이 분광분석을 통해 유래를 조사해왔다.
이 돌 막대는 1958년 스톤헨지 복원작업 중 나온 것이다.
당시 균열이 발견된 사르센석을 보강하기 위해 금속 봉을 집어넣는 과정에서 108cm 길이의 원통형 돌 막대가 나왔는데, 이를 작업에 참여했던 영국인 로버트 필립스(89)가 아무 생각 없이 기념품으로 보관해왔다.
미국으로 이민을 간 필립스는 자신이 죽으면 이 돌 막대가 어딘가로 사라지게 될 것을 우려해 이를 잉글리시 헤리티지에 반환했고, 이후 고고학자들이 이를 분석했다.
고고학자들은 돌 막대의 지구화학적 특징을 영국 내 20곳의 사르센석 바위와 비교했다.
그 결과 스톤헨지에 사용된 사르센석의 대부분이 불과 북쪽으로 15 마일 떨어진 곳에서 유래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
그동안 평균 20t, 최대 30t에 이르는 사르센석을 블루스톤처럼 200km 이상 떨어진 곳에서 옮기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블루스톤이 유래한 곳보다는 훨씬 가깝지만 역시 거대한 사르센석을 20km 이상 옮기는 것은 쉽지 않은 만큼 일정 구간 이동에 강이 이용됐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잉글리시 헤리티지의 사학자인 수전 그리니는 "블루스톤과 달리 큰 돌들(사르센석)은 꽤 균일하고 큰 덩어리여서 어디서부터 유래했는지 정보를 얻기가 어려웠다"면서 "가장 크고 견고한 사르센석을 원했던 만큼 가능한 한 가까운 곳에서 이를 구했다는 것이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브라이턴 대학의 데이비드 내시 교수는 "21세기 과학과 선사시대를 연결하는 것은 매우 흥분되는 일"이라며 "우리는 마침내 고고학자들이 수백 년간 논쟁해온 것에 대한 답을 얻게 됐다"고 밝혔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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