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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충분히 정보제공" vs 현산 "재실사해야"…날선 공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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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충분히 정보제공" vs 현산 "재실사해야"…날선 공방(종합)
양측 나란히 보도자료 내고 공개 비방전…계약 파기 대비 '책임 떠넘기기'
금호산업 "진정성 있으면 인수 이후 경영 위한 점검 협의 응하겠다" 여지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김동규 기자 = 아시아나항공[020560] 매각 작업이 안갯속에 빠진 가운데 인수 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294870]과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이 30일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요구에 대한 입장차를 드러내며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다만 금호산업은 현산이 거래 종결을 위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다는 전제 하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경영을 위한 점검 관련 협의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 현산 "재실사는 아시아나 정상화 위해 반드시 필요"
현산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재실사는 아시아나항공 정상화를 위한 대책 수립에 반드시 필요하다"며 "거래종결을 위해 계약 당사자들에게 하루속히 재실사에 응할 것을 재차 요청했다"고 밝혔다.
현산은 앞서 지난 24일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다음 달 중순부터 12주 동안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들에 대한 재실사를 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현산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이미 선행조건 미충족 등 인수계약을 위반했으므로 (현산이)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 반환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성공적인 거래 종결을 위해 재실사를 진정으로 바라고 있다"며 "재실사는 현산이 인수하는 경우 혹은 국유화의 경우에도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를 위해 반드시 요구되는 필수적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현산은 이어 "신뢰할 수 없는 재무제표에 근거한 막연한 낙관적 전망만으로는 결코 아시아나항공을 정상화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 금호산업 "이미 충분히 정보 제공했다…책임 전가 유감"
금호산업도 그간의 침묵을 깨고 보도자료를 내 "현산이 마치 충분한 확인이 이뤄지지 않은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거래 종결을 회피하면서 책임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전가하고 있다"며 "진정성 있는 자세로 거래 종결을 위한 절차에 협조해달라"고 촉구했다.
현산의 재실사 요구에 대해서는 "이미 영업·재무 상태 등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했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현산은 계약체결 이래 현재까지 7개월 간 대규모 인수단을 파견해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들에 대한 모든 중요한 영업·재무 정보를 제공받아 인수실사와 합병 후 통합(PMI) 작업을 진행했고 아시아나항공은 경영상의 부담을 감수하면서 필요한 모든 협조를 했다"며 "이는 국내 인수·합병(M&A) 역사상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금호산업은 현산이 문제 삼은 선행조건 충족과 재점검 사항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재무제표 대비 실적 악화나 채권은행의 1조7천억원 추가 차입, 영구 전환사채(CB) 등의 이슈 모두 이미 현산 최고경영진에게 보고한 상황이라는 것이 금호산업의 설명이다.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투자손실 문제 등도 이미 정보 제공이 됐고, 계약서상 공개 목록에 포함돼 문제 삼지 않겠다고 이미 합의된 사항이라고 금호산업은 설명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현산에 설명할 때에는 어떠한 문제나 의문점을 제기하지 않고 느닷없이 공문을 통해 재점검을 요청해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경영진뿐만 아니라 채권단도 매우 당황스러워했다"고 전했다.


◇ 파국이냐 재실사 수용이냐
양측이 이날 나란히 보도자료를 내고 아시아나항공 M&A에 대한 시각차를 드러내며 날선 공방을 본격화함에 따라 일각에서는 결국 양측 모두 계약 파기에 대비해 '책임 떠넘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금호산업은 이례적으로 현산 인수준비단의 활동 내역과 현산 최고 경영진·인수준비단을 대상으로 한 아시아나항공의 경영현황 보고 내역, 현산의 인수 상황 재점검 요청 항목과 관련한 아시아나항공의 응대 내역 등을 세세히 공개하기도 했다.
금호산업은 현산이 제기하는 문제는 거래 종결을 거부하거나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며, 현산이 조속히 거래 종결을 위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현산은 "일부의 억측과는 달리 재실사 요청은 계약금을 반환받기 위한 구실이 아니다"라며 "진정성 있는 현산의 재실사 제안이 계약금 반환을 위한 명분 쌓기로 매도됐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공방전에도 금호산업은 재실사 수용 가능성에 대한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금호산업은 "현산의 제안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의 경영을 위해 대응 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기 위한 점검이라면 협조할 여지가 있다"며 "다만 현산이 진정성 있는 인수 의사를 표명하면서 현재 예정된 일정에 따라 거래종결이 이뤄지는데 최대한 협조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산은 "채권단이 재실사를 참관하거나 공동으로 진행한다면 절차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산업은행 등의 개입을 간접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양측이 재실사 기간이나 점검 항목 등을 조율하는 선에서 재실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hanajjang@yna.co.kr dk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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