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미군사령관, 센카쿠 분쟁 관련 "일본 도울 의무 다할 것"
NHK, 중일 영유권 분쟁에서 '일본 지원' 생각 표출로 해석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케빈 슈나이더 주일미군 사령관이 중국과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를 놓고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일본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NHK 등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슈나이더 사령관은 29일 요코타(橫田) 미군기지에서 개최한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공격적이고 악의적인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며 두 해역에서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중국을 비판했다.
슈나이더 사령관은 이어 중국 당국 선박이 센카쿠열도에 최근 "100일 이상" 계속 접근한 점을 거론하면서 중국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일본 영해를 침범하고 있다. (센카쿠 상황과 관련해) 미국은 일본 정부를 도울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에 대해 NHK는 슈나이더 사령관이 센카쿠 주변 해역에서의 경계감시와 정보수집, 정찰 활동을 미군 차원에서 강화해 일본을 지원하겠다는 생각을 드러낸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동·남 중국해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 움직임을 겨냥해 "중국 대(對) 미국이 아니라 중국 대 세계의 이야기"라며 "다자간 협력을 통해 중국의 과격한 행동에 대처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일본이 현재 실효 지배하는 센카쿠 열도에 대해 중국도 영유권을 주장해 두 나라 간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 브리핑에서도 센카쿠 영유권을 주장하며 미국과 일본을 견제했다.
그는 "이 섬(센카쿠 열도)은 옛날부터 중국 고유 영토로, 중국 해경국 선박이 주변 해역을 '패트롤'(순시)하는 것은 중국 고유의 권리"라며 "관계국(미국과 일본)은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이익이 되는 일을 해야지, 불이익이 될 수 있는 언동을 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NHK는 전했다.
슈나이더 사령관은 주일미군 기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현재 양성 판정자가 139명"이라며 "엄중한 대책을 시행해 감염이 확산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주일미군과 일본 정부는 29일 일본 공항을 경유하지 않고 주일 미군기지에 도착하는 모든 미군 관계자를 상대로도 PCR 검사를 의무화하기로 합의했다.
슈나이더 사령관은 내년 3월 만료되는 주일미군 주둔경비 분담 관련 특별협정의 갱신 협상에 대해선 "본격적인 진전은 아직 없다"며 올가을이나 겨울 이후에 협상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주일미군 주둔 경비의 일본 측 부담액을 현재의 4배 수준인 연간 80억 달러(약 9조7천억원)로 증액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6월 펴낸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에서 작년 7월 일본을 방문해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당시 일본 국가안보국장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주일미군 주둔경비 80억 달러 분담 요구'를 전달했다고 적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미국 측의 요구를 아직 받지 않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수준의 대폭 증액은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슈나이더 사령관은 일본 정부가 지상배치형 요격 미사일 시스템인 '이지스 어쇼어' 사업을 최근 중단키로 결정한 것에 대해선 "일본이 어떤 결정을 내리고 어떤 장비를 살지"를 놓고는 양국이 긴밀한 협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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