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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또 카스트 차별 논란…불가촉천민 시신 화장터 이용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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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또 카스트 차별 논란…불가촉천민 시신 화장터 이용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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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또 카스트 차별 논란…불가촉천민 시신 화장터 이용 반대
20대 달리트 여성 시신 화장, 타쿠르 계급서 반대해 4㎞ 이동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에서 최하층민인 달리트 여성 시신을 마을 화장터에서 화장하지 못하게 높은 계급 남성들이 막아서는 일이 벌어져 '카스트 차별 논란'이 또다시 불붙었다.



29일 타임스오브인디아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달 19일 우타르프라데시주 에타와 지구의 카카푸라 마을에서 26세 달리트 여성이 병으로 숨지자 남편이 다음날 시신을 마을 화장터로 가져왔다.
가족이 화장용 장작더미를 쌓아 시신을 올리고, 사망자의 네 살 난 아들이 불을 붙이려던 순간 타쿠르(Thaku) 계급에 속한 남성 200명이 몰려와 "다른 곳에서 화장하라"고 저지했다.
인도는 전통적으로 브라만(성직자), 크샤트리아(군인), 바이샤(평민), 수드라(천민), 달리트(불가촉천민)로 크게 구분되는 힌두 카스트 기준에다 지역과 직업, 성(姓) 등에 따라 수천 개의 세부 카스트 구분이 존재한다. 타쿠르는 크샤트리아 계급이 서로를 부르는 말이다.
타쿠르 남성들은 "모든 마을에는 규칙이 있다"며 "달리트 시신은 달리트 화장장으로 가져가라"고 요구했다.
마을 지도자들이 중재에 나섰지만, 타쿠르 남성들은 6시간 동안 꿈쩍도 하지 않았다.
사망자의 남편인 라훌 바자니아는 "우리 가족은 제발 화장을 하게 해달라고 애원했지만 아무도 듣지 않았다"며 "경찰도 전혀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달리트 여성의 가족들은 시신을 4㎞ 떨어진 화장장으로 옮겨 장례를 치렀다.



사건 당시 화장용 장작더미에서 시신을 바닥에 내려놓고, 장작을 치우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SNS에 퍼지면서 많은 이들이 현존하는 '카스트 차별'에 분노했다.
우타르프라데시주의 달리트 정치인 쿠마리 마야와티는 "이번 사건은 수치스럽고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화장을 가로막은 타쿠르 남성들을 엄격히 처벌해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해당 지역 경찰은 사건 당사자가 정식으로 고소하지 않는 한 아무 조치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망자의 남편 라훌은 "마을에서 평화롭게 살고 싶다"며 고소하지 않기로 했다. 그는 상위계급 사람들한테 가끔 일거리를 얻어 생계를 유지한다.
인도는 달리트 등 카스트에 따른 차별을 1955년 법률로 금지했지만, 하층민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 계속되는 실정이다.
여전히 달리트는 학교나 성전에 들어갈 수 없고, 오물 수거 등 다른 계층이 꺼리는 일을 도맡아 한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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