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정부 비판 언론인 해고 파문 확대…수천명 연대 시위
해당 인터넷 매체 기자 수십 명 사표 제출
(제네바=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 헝가리의 주요 인터넷 언론사 편집인이 해고되자 직원 수십 명이 사표를 내고 시민들이 연대 시위를 벌이는 등 파문이 확대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AP 통신, APTN에 따르면 인터넷 언론사 Index.hu의 직원 80여 명은 지난 24일 대거 사표를 제출했다.
대부분 편집국에 소속된 기자들로, 이들은 사측이 둘 서볼치 편집인을 해고하는 등 매체의 독립성과 미래를 위태롭게 했다고 비판했다.
시민 수천 명도 당일 밤 수도 부다페스트 거리로 나와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려고 한다며 시위를 벌였다.
앞서 사측은 지난 22일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온 둘 편집인을 해고했다.
당시 사측은 광고 수익의 감소를 이유로 들었지만, 둘 편집인은 지난달 언론의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Index는 헝가리에서 가장 많은 독자를 지닌 인터넷 언론사로, 권위주의 지도자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한때 "가짜 뉴스 공장"이라고 지칭할 정도로 정부의 표적이 돼 왔다.
이후 친정부 성향의 사업가 버시 미클로시가 지난 3월 Index의 광고 대행사 지분 50%를 취득했고, 직원들은 이를 Index 자율성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했다.
이번 사안에 대해 정치 평론가 퇴뢰크 가보르는 페이스북에 "Index의 운명은 결국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정당인) 피데스에 좌지우지될 것"이라면서 "지금쯤 그곳에서 Index의 주인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제언론인협회(IPI)의 스콧 그리펜 부회장도 블로그에 "2020년 유럽에서 언론의 자유가 사라지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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