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경찰관 9명, 군 장병 4명 사살하고 증거 조작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필리핀에서 경찰관 9명이 작전 중인 군 장병 4명을 사살하고 증거를 조작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22일 GMA 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국가조사국(NBI)은 필리핀 남부 술루주(州) 홀로섬에서 근무하는 경찰관 9명을 살인 및 증거 조작 혐의로 고발했다.
경찰관들은 지난 6월 29일 홀로섬에서 테러 용의자 추적을 위해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타고 이동하던 장병 4명에게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다.
이들은 당시 "무장한 남성들이 차에서 내려 우리를 향해 총을 겨눴기 때문에 방어권 차원에서 먼저 사격해 불상사가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군의 요청으로 시작된 NBI 조사 결과, 경찰관들은 군인들이 대응할 틈도 주지 않고 일제히 총격을 가했다.
또 SUV에서 내린 군인 가운데 1명은 총기를 소지하지 않은 채 항복의 의미로 두손을 들었는데도 경찰관들이 쏜 총탄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경찰관은 이렇게 숨진 군인 옆에서 그의 소총을 회수한 것처럼 증거를 조작한 혐의도 받고 있다.
NBI는 폐쇄회로TV(CCTV) 영상과 목격자 진술 등을 종합한 결과, 고발한 경찰관들 가운데 일부는 직접 총을 쏘지는 않았으나 사건 현장에서 심정적으로 동조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NBI는 또 목격자에 대해 신변보호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검찰은 이를 바탕으로 본격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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