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40년 뒤 인구 반토막난다…저출산 대책 다시 고민해야"
"2060년 생산가능인구 올해의 48.1%, 학령인구 42.8%로 감소"
"저출산 대책 현금보조 비중 올리고 국공립 취원율 높여야"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올해 태어나는 신생아는 만 40세가 되는 2060년에 인구가 절반 이하로 감소한 '반토막 대한민국'을 맞이할 것이라며 저출산 대책을 다시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22일 배포한 자료에서 40년 뒤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 학령인구, 현역입영대상자 수 등은 절반 이하로 감소하는 반면 노년부양비는 현재보다 4.5배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우리나라의 작년 합계출산율은 0.92명으로 2011년(1.24명)보다도 0.32명 감소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전세계 203개국 중 꼴찌 수준이다.
한경연은 2060년에는 생산가능인구가 올해의 48.1%, 현역병 입영대상자는 38.7%, 학령인구(6∼21세)는 42.8%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학령인구 감소로 현재 전국 1만1천693개 학교(초등학교∼대학교) 중 절반이 넘는 6천569개가 폐교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생산가능인구 한 명당 부양해야 하는 노인 수는 0.22명에서 0.98명까지 늘어나 미래세대의 부담이 4.5배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연은 정부의 저출산 관련 예산이 2011년 이후 10년간 평균 21.1%씩 증가해 총 209조5천억원에 달했는데도 작년 합계출산율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며 저출산 대책의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출산 지원 정책을 비교 분석해 세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먼저 저출산 정책을 아동수당이나 출산 보조금 등의 현금 보조 방식으로 전환해 재정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간접보조 중심의 정부 지출은 재정 누수가 많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경연은 우리나라의 저출산 예산 지출에서 현금 보조가 차지하는 비율이 2015년 14.3%로 OECD 32개국 중 31위라고 말했다.
반면 2015년 현금 보조의 비중이 OECD 평균인 50.9%를 웃도는 15개 국가의 2018년 합계출산율 평균은 1.56명으로 한국보다 앞섰다고 말했다.
또 유럽 국가처럼 국공립유치원의 취원율을 높여 양육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경연은 우리나라의 국공립유치원 취원율(21.9%)이 OECD 평균(66.4%)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사립유치원의 학부모 부담금은 만 5세 아이 기준 월 평균 21만7천516원으로 국공립유치원(1만1천911원)의 18.3배에 이른다.
한경연은 "경제적 부담은 출산을 막는 주요 원인인 만큼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을 높여 양육비를 절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연은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여 취업 기회를 늘려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2018년 1인당 GDP가 3만달러 이상인 OECD 22개국을 분석한 결과, 노동시장 유연성이 높을수록 합계출산율도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2018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집계한 우리나라 노동시장 유연성 점수는 100점 만점에 53.0점에 불과하다며 유연한 근무시간 등을 통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연은 스웨덴, 독일, 일본, 프랑스도 현금 보조 정책, 양육비 부담 완화, 노동시장 유연화 등으로 출산율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이들 4개 국가의 저출산 관련 예산 지출 중 현금보조 비중은 39.9%,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은 57.2%, 노동 유연성 점수는 66.5점으로 모두 한국보다 높았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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