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도 줄지 않는 멕시코 살인사건…여성 살해도 증가
상반기 살인 1만7천493건…여성살해 작년보다 9.2% 늘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구촌 곳곳이 멈춰버린 상황에서도 멕시코의 살인사건은 멈추지 않았다.
알폰소 두라소 멕시코 차안장관은 20일(현지시간) 상반기에 모두 1만7천493명이 피살됐다고 밝혔다. 인구 10만 명당 13.7명꼴이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상반기보다도 1% 이상 늘었다.
다만 멕시코 정부는 직전 반기인 지난해 하반기보다는 줄었으며, 월별로는 3월의 3천33건 이후 석 달 연속 내림세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6월 살인 건수는 2천851건이었다.
여성에 대한 성폭행 살인 등 성별 요인이 작용한 살인사건인 '페미사이드'(femicide)는 전체 살인보다 더 큰 폭으로 늘었다.
상반기에 여성살해로 분류되는 살인 사건은 모두 48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 증가했다.
특히 6월에만 99명의 여성이 희생됐다.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각국에서는 코로나19로 가족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정폭력 신고가 늘어나기도 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2018년 12월 취임 후 멕시코 범죄율을 낮추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는 쉽게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멕시코 살인 건수는 3만4천600여 건으로 역대 최고치였다.
현 정부가 이전 정권들보다 덜 강경한 범죄 대책을 고수하면서 마약 카르텔 등이 더욱 활개를 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날 두라소 장관은 "범죄가 하루아침에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살인 증가가 오랜 사회적 과정의 산물이라면 이를 감소시키는 데에도 오랜 사회적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상반기 멕시코에서 납치, 강도, 갈취 등 다른 범죄들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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