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 받는데 9일"…미 코로나19 검사 '무용지물' 경보음
미 국립보건원장 "검사 시간 너무 길어 효용성 떨어져"
플로리다 중환자실 꽉 차…LA "자택대피령 재개 가능성"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결과 확인까지 기간이 너무 오래 걸려 검사가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미국의 진단 수요가 폭증했지만, 검진 시스템이 이를 제때 받쳐주지 못하면서 방역의 1단계인 검사마저 정체되는 경보음이 울리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프랜시스 콜린스 원장은 이날 NBC방송 인터뷰에서 "코로나19 검사가 지연되면서 그 시간이 너무 길어지고 있다"며 "덩달아 검사의 효용성도 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콜린스 원장은 "검사의 목적은 누가 바이러스를 옮겼는지 알아내고, 환자가 바이러스를 전파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검사가 지연되면 대응을 무척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토로했다.
스콧 고틀립 전 식품의약국(FDA) 국장도 CBS방송에 출연해 "코로나19 검사가 48시간 이상 지연되면 검사 결과가 쓸모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NYT는 일부 지역의 경우 검사량이 폭증하면서 진단 샘플 처리에 일주일 이상 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재러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는 미국 전체의 코로나19 진단 역량과 관련해 "망신스러운 수준"이라고 꼬집으면서 "주 정부가 민간 실험실에 의뢰해 검사 결과를 받는 데까지 무려 9일이 걸리고 있다"고 NBC방송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확산 속도가 빠른 남서부의 '선 벨트'(Sun Belt)에서는 입원환자 급증에 따른 병상부족 현상의 심화로 코로나19 대응 역량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플로리다주는 5일 연속 1만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면서 49개 병원의 중환자실(ICU)이 꽉 찼고,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병원의 중환자실 환자 수용량은 이미 적정 인원을 초과해 127%에 도달했다.
로스앤젤레스(LA)는 이날 하루 입원환자 수가 2천216명을 기록해 최대치를 경신했다.
에릭 가세티 시장은 CNN방송에 출연해 LA가 너무 빨리 봉쇄령을 풀면서 환자가 다시 급증했다면서 "자택 대피령이 다시 발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보건부 장관을 지낸 도나 섈레일라 플로리다주 연방하원의원은 ABC방송 인터뷰에서 "백악관과 주지사의 리더십 부족이 바이러스를 더욱 굶주리게 하고 있다"며 봉쇄령 재개를 촉구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이날 현재(동부시간 오후 10시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환자는 376만3천395명, 사망자는 14만477명을 기록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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