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학회 "코로나19 치료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제외해야"
전염병학회, 보건부·지방정부에 약물 사용 지침 재고 권고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전염병학회(SBI)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에 말라리아약 클로로퀸의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18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학회는 전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와 관련된 최근의 연구 결과들을 언급하면서 코로나19 치료의 모든 단계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즉각적이고 긴급하게' 제외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 중증환자는 물론 경증환자에게도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학회는 브라질 연방 보건부와 주 정부, 시 정부에 대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에 사용하도록 한 지침을 재고하라고 권고하면서 "효과가 없고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치료 방법에 공적자금을 지출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학회는 이어 조기 진단을 위한 장비와 키트, 집중치료시설, 보건 전문가 양성 등 코로나19에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는 분야에 금융·기술·인적 자원을 집중할 것을 촉구했다.
학회의 성명은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을 주장해온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입장과는 반대되는 것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7일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나타냈다는 사실을 공개한 후 유튜브를 통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먹었는데 몸 상태가 좋다. 여러분도 나처럼 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걸린 수백명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하고 회복됐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치료 방식을 둘러싸고 장관 2명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견해차를 빚다가 사임한 뒤에는 보건부도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을 권하고 있다.
그러나 유명 의료기관인 오스바우두 크루즈 재단(Fiocruz) 역학감시센터의 클라우지우 마이에로비치 연구원은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코로나19 치료 효과에 관한 과학적 근거는 없고 오히려 사용하지 말아야 할 근거는 많다"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도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을 권하지 않고 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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