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의료진 돕기 500억원 모은 영국 100세 '노병' 기사작위
2차대전 참전용사 무어 "지금이 내게 가장 특별한 날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싸우는 의료진을 돕고자 불편한 몸으로 500억원을 모금한 100세 영국 할아버지.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인 톰 무어가 17일(현지시간)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는다고 로이터통신과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무어는 이날 윈저성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여왕 엘리자베스 2세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는다.
엘리자베스 2세는 기사 작위 수여 때 아버지 조지 6세의 검을 이용할 예정이며, 무어에게 기사 휘장을 선물할 계획이다. 작위 수여식은 비공개로 진행된다.
무어는 트위터에 "이런 일이 일어날지 상상도 못 했다"면서 "지금이 내게는 가장 특별한 날들"이라고 말했다.
무어는 지난 4월 100번째 생일을 앞두고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의료진을 위해 모금하기로 했다. 엉덩이 골절과 암 치료를 헌신적으로 도왔던 NHS에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서다.
그는 1천파운드(약 152만원) 모금을 목표로 보행 보조기에 의존해 집 뒤 25m 길이의 정원을 100바퀴 걷기로 했다.
마침내 100바퀴 결승선에 이르기 직전 "지금 힘들다고 생각하는 모든 사람에게 햇살은 다시 당신에게 비추고 구름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삶이 혼란스러운 이들을 겨냥한 그의 목소리에는 틀림없는 확신이 있었다고 BBC방송은 전했다.
그의 노력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알려지고 영국 안팎에서 150만명의 마음을 움직였다.
덩달아 모금액은 목표액의 3만3천배인 3천300만 파운드(500억원)에 이르렀다.
예비역 육군 대위였던 그는 모금 활동의 공로를 인정받아 '명예 대령'으로 임명됐다. 영국 크리켓 대표팀의 명예회원이 되기도 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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