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마케도니아 총선서 친EU 성향 중도좌파 정당 신승(종합)
사회민주당 36% 득표율 1위 차지해 재집권 유력
자에브 전 총리 승리 선언…EU 가입 탄력받을 듯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발칸반도의 북마케도니아에서 15일(현지시간) 실시된 총선에서 친유럽연합(EU) 성향의 중도좌파 정당이 사실상 승리했다.
16일 AP 통신 등에 따르면 94%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조란 자에브(45)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좌파 정당 사회민주당(SDSM)이 36%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해 재집권이 유력해졌다.
SDSM과 박빙 승부를 벌인 민족주의 계열의 국내혁명기구(VMRO)는 34%의 표를 얻었다.
알바니아계 통합 민주연합 11%, 알바니아계 2개의 소수 정당 연합이 9%로 뒤를 이었다.
당별 예상 의석수는 전체 120석 가운데 SDSM이 46석, VMRO 44석, 통합 민주연합이 15석 등이다.
2016년 12월 치러진 지난 총선에서는 VMRO가 51석으로 제1당의 지위를 획득했고 SDSM은 49석으로 2위였다.
자에브 전 총리는 이번 총선 승리를 선언하고 EU 가입을 위한 개혁 작업과 경제 회복에 매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SDSM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다른 정당과의 연립정부 구성 논의가 불가피하다.
지난 내각과 마찬가지로 알바니아계 정당과의 연정 재구성이 유력해 보인다. 연정이 성사되면 조란 자에브가 다시 총리 자리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이번 총선은 현 의회 임기를 약 5개월가량 남겨놓은 시점에서 치러진 조기 선거였다. 작년 1월 국호를 마케도니아에서 북마케도니아로 바꾼 후 첫 선거이기도 하다.
2017년 총리에 취임한 조란 자에브는 작년 10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북마케도니아의 EU 회원국 신규 가입을 위한 협상 개시안이 좌절되자 조기 총선을 결정하고 지난 1월 사퇴했다.
취임 이후 EU 가입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두고 추진해왔으나 성과를 내지 못하자 현 정부에 대한 신임을 다시 한번 묻겠다는 취지였다.
총선 승리로 일단 자에브 전 총리가 EU 가입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국내 정치적 환경은 조성된 것으로 현지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EU는 이미 북마케도니아와의 가입 협상 개시를 공식화한 상태다.
한편, 북마케도니아 선거관리위원회는 15일 오후 9시 투표가 마감된 직후 선관위 웹사이트가 해킹 공격을 받아 수 시간 동안 장애를 겪었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개표는 정상적으로 진행됐으나 정당별 실시간 득표 상황은 선관위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투표 마감 30분 전 기준으로 50.8%로 지난 총선에 비해 다소 낮았다. 유권자는 총인구 210만명의 86%인 180만명이었다.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투표율에 영향을 준 것으로 선관위는 분석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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