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선위, KT&G 분식회계 '고의성 없다' 최종 결론…검찰고발 피해
'고의' 아닌 '중과실'로 판단…증권발행제한 2개월 등 조치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KT&G의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인수와 관련해 불거졌던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금융당국이 '고의성이 없다'고 최종 결론 내렸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15일 정례회의를 열고 KT&G의 회계처리 기준 위반 안건들에 대해 고의성이 없는 '중과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KT&G는 증권발행제한 2개월과 감사인지정 1년 등의 상대적으로 가벼운 조치를 받게 됐다.
과징금 5억원 이하의 제재는 별도의 금융위 의결이 필요 없기 때문에 이날 증선위 단계에서 제재가 확정됐다.
애초 금감원이 판단했던 것처럼 고의적 분식회계로 결론이 날 경우 검찰 통보와 임원 해임 통보 등의 조치도 가능했다.
그러나 지난 5월 금융위 산하 회계 전문기구인 감리위원회에서 고의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금감원 원안을 뒤집었고, 이 같은 판단은 증선위에서도 그대로 유지됐다.
앞서 금감원은 정치권에서 KT&G의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트리삭티 인수와 관련한 의혹이 잇따라 제기됨에 따라 2017년 11월 감리에 착수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트리삭티가 2012년 91억원의 순손실을 내는 등 수년간 적자를 지속했음에도 KT&G가 수천억원의 투자금을 투입하자 부실 실사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됐다.
금감원은 감리 결과 KT&G가 트리삭티에 '실질적인 지배력'이 없는데도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한 것은 고의로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KT&G가 인수 당시 트리삭티의 경영권을 보유한 싱가포르 소재 특수목적회사(SPC) 렌졸룩을 인수해 트리삭티 지분 50% 이상을 갖고 있었지만, 구주주와의 숨겨진 계약에 따라 실질적인 지배력이 없었던 만큼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금감원의 판단이었다.
금융위도 지배력이 없는 트리삭티를 연결 대상 종속기업으로 잘못 인식했다고 봤지만, 고의성을 인정하긴 어렵다고 봤다.
KT&G는 중동 거래업체인 알로코자이체 수출한 제품에서 발생한 하자와 관련해 충당부채를 재무제표에 인식하지 않은 점 등도 지적받았다.
한편, 이날 증선위는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한 코스닥 상장사 에이앤티앤[050320]에 대해서는 검찰 고발과 임원 면직 권고, 과징금 부과(부과액은 금융위에서 최종 결정) 등의 조치를 내렸다.
에이앤티앤은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사유가 추가되는 것을 회피할 목적으로 계약금액을 임의로 증액하고 매출을 과대계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상장 제조업체 네덱 역시 검찰통보와 감사인지정 2년 등의 조치를 받았다.
네덱은 특수관계가 있는 법인 등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부채가 아닌 생산보조금으로 계상하고 이를 매출원가에서 차감함으로써 재무제표의 당기순이익과 자기자본을 과대계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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