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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들불 속 백악관, 전염병 최고권위자 '사실상 퇴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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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들불 속 백악관, 전염병 최고권위자 '사실상 퇴출'
WP "트럼프, 파우치 보고 안받고 TV 출연도 일부 차단"
보직만 있는 '투명인간'…온라인·신문 인터뷰로 소신발언 계속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백악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자국 내 최고 전염병 권위자를 사실상 퇴출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에 핵심 인사로 참여하고 있음에도 1개월여 동안 대통령 집무실을 찾지 못했다.
한 고위관리는 파우치 소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더는 보고를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을 아는 한 인사는 파우치 소장이 마지막으로 대통령에게 보고한 게 6월 첫째 주였다고 밝혔다.
파우치 소장은 그뿐만 아니라 TV에 출연해 보건실태를 국민에 전하는 활동도 백악관의 반대 때문에 일부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미국은 하루 신규 확진자가 7만명을 넘을 정도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가팔라져 시급한 공중보건 대응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파우치 소장이 배척된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이 자리를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면 판단과 계획에 상반되는 진단을 대중 앞에서 지속해서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건 전문가들의 견해와 달리 코로나19 확산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경기부양을 위한 경제활동 재개를 강조했다.
그러나 파우치 소장은 확산이 거센 일부 지역을 봉쇄해야 한다고 맞섰고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가을학기 개교 주장에도 우려를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파우치가 좋은 사람이지만 실수를 많이 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4월엔 파우치 소장의 해임을 촉구하는 트윗을 리트윗하는 등 간접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WP는 대통령 보고 일정이 사라지는 사태가 일부 관리들에게는 해임 위험이 있다는 초기 신호로 간주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파우치 소장은 의회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으며 50년 넘게 근무해온 직업 관료로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해임할 수 없다.
파우치 소장도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핵심 역할을 하는 현 직무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에서 배제된 파우치 소장은 페이스북 채팅, 팟캐스트, 신문 인터뷰 등을 통해 보건실태를 진단하고 방역 지향점을 제안하고 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대변할 수 있는 데버라 버크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 브렛 지로어 보건부 차관보, 피터 게이너 연방재난관리청(FEMA) 청장을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더 많이 대중 앞에 내보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jang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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