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 빙하가 분홍색?…이탈리아 과학계 "기후변화 현상"
조류 출현으로 색 변해…복사열 흡수해 해빙 가속 우려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산맥에 쌓인 눈이 일부 분홍색으로 변해 현지 과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5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이 분홍색 눈은 북부 트렌티노-알토아디제주(州)의 알프스산맥과 연결된 프레세나 빙하에서 목격됐다.
이탈리아 과학계는 조류(藻類)의 영향으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본다.
이 조류가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해선 논쟁이 있지만, 일단 그린란드 빙하를 검게 물들인 것과 같은 종류라는데 무게가 쏠려 있다.
문제는 이러한 조류로 인해 빙하가 빨리 녹는다는 것이다.
통상 빙하는 태양 복사열의 80%를 대기로 반사한다. 하지만 조류가 나타나면 빙하는 거무스름하게 변색하면서 열을 흡수하고 더 빨리 녹는다. 조류 분포가 넓을수록 빙하도 더 빨리 녹게 된다.
이는 조류 출현으로 검게 변한 그린란드의 이른바 '다크존'(Dark Zone)에서도 관찰되는 현상이다. 알프스산맥의 빙하가 녹고 있다는 징후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과학계는 인간의 활동과 더불어 기후 변화가 조류 분포의 확장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실제 프레세나 빙하 근처는 등산로와 스키 리프트 등이 있어 방문객이 끊이지 않는다.
이곳을 찾은 한 관광객은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불행히도 우리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상을 가하고 있다"며 "이미 돌아갈 수 없는 지점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안타까워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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