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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교회 "성소피아 모스크 전환 받아들일 수 없어"
터키 법원, 이달 중순 성소피아 모스크 전환 여부 결정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세계 최대 정교회 교구인 러시아 정교회가 동로마제국 당시 정교회의 총본산이었던 성소피아 박물관의 모스크(이슬람 사원) 전환 움직임에 반발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정교회 모스크바 총대주교구의 메트로폴리탄 힐라리온 대외관계국장은 5일(현지시간) "우리는 중세로 돌아갈 수 없다"며 "성소피아의 모스크 전환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힐라리온 국장은 "우리는 종교인의 감정을 존중해야 한다"며 "성소피아를 다시 모스크로 개조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종교적 자유의 침해"라고 비판했다.
이어 "성소피아는 범기독교의 성지로 모스크 전환 결정이 내려진다면 정교회 신자에게 큰 슬픔이 될 것"이라며 "왜 터키 정부는 수많은 기독교와 정교회 신자의 감정을 존중하지 않는가"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총대주교구는 전 세계 정교회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교구로 신자 수는 약 1억명으로 추산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비롯한 집권 정의개발당(AKP)은 터키의 국부(國父)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가 박물관으로 정한 성소피아를 모스크로 전환하려 한다.
동로마제국 황제 유스티니아누스 1세가 537년 콘스탄티노플(현재의 이스탄불)에 건립한 성소피아 대성당은 916년간 정교회의 총본산이었으나, 1453년 오스만 제국에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되면서 오스만 제국의 황실 모스크로 개조됐다.
세계 1차대전으로 오스만 제국이 멸망한 후 터키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이 된 아타튀르크는 1934년 강력한 세속주의를 앞세워 성소피아를 박물관으로 전환했다.
이후 성소피아 박물관은 연간 약 40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터키 최대의 관광 명소가 됐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이슬람주의를 앞세운 정의개발당의 집권이 이어지면서 성소피아를 다시 모스크로 전환하자는 목소리가 커졌으며, 터키 최고행정법원은 지난달 성소피아의 '지위' 변경 안건에 대한 심의에 착수했다.
최고행정법원은 지난 2일 성소피아의 지위와 관련한 최종 결정을 2주 안에 내릴 것이라고 밝혔으며, 터키 현지 언론들은 법원이 2016년 쿠데타 발발 4주년인 15일에 성소피아의 모스크 전환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kind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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