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미군살해 사주설' 몰랐다고?…전문가들 "그럴리가"
AP, 백악관 주장 반박… "9.11·빈라덴 등 불확실해도 중대 사안은 보고"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살해 사주 의혹을 보고 받지 못했다는 주장은 사실일까.
AP통신은 2일(현지시간) 확인되진 않았어도 가치 있는 정보에 대한 대통령 보고가 이뤄져 왔다는 역대 사례를 근거로 백악관의 입장을 조목조목 따졌다.
백악관은 해당 첩보가 정보 당국에 의해 입증되지 않았고 정보당국 내에서도 의견 일치를 못 이뤄 트럼프 대통령이 보고받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내게 전혀 제기되지 않은 일이다. 왜냐면 그 수준에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신빙성 부족으로 보고받지 않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으로 '대통령의 비밀서(書)' 저자인 데이비드 프리스는 확인된 정보만 대통령이 보고받는지 여부에 대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AP에 따르면 프리스는 정보기관은 사실보단 불확실성을 더 많이 다루기에 국가안보에 중요하고 대통령 관심을 받을 가치가 있는 것을 다룬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불확실하지만 중대한 사안에 대한 정보를 보고받은 사례가 많다고 AP는 전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2001년 9·11 테러 한 달 전 대통령 일일브리핑(PDB)을 통해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
해당 정보가 날짜·위치·방법 등 구체성이 부족했지만, 대통령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히 긴급하고 신뢰할만한 것으로 보였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정보 당국의 의견 불일치에도 빈 라덴이 파키스탄의 한 단지에 있다는 정보를 받고서 제거 작전을 승인했다.
마이클 모렐 전 CIA 부국장은 저서 '우리 시대의 위대한 전쟁 : 알카에다에서 ISIS에 이르기까지 CIA의 테러와의 전쟁'에서 그의 (정보) 신뢰도는 60%라고 썼다.
과거 백악관 브리핑팀에서 일했던 전직 CIA 분석가인 로드니 패러온은 PDB는 국가정보국(DNI)이 조율하며 CIA 등 다른 정보기관도 관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이 입증되지 않은 정보를 보고받는 이유에 대해 "오늘 불안정한 땅 위에 있을 수도 있는 정보는 내일의 재앙 전조일 수 있다"고 AP는 해석했다.
CIA 국장, 백악관 상황실 선임국장을 지낸 래리 파이퍼는 "대통령은 어려운 결정을 내릴 것이고, 거기엔 대개 흐린 팩트와 애매한 영역이 딸려 있다"고 했다.
앞서 AP통신은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이 미군 살해 사주 의혹을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했다고 보도했고, 오브라이언은 이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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