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라임' 막는다…복층식 펀드·자전거래 관리 강화
금융위, 자본시장법 시행령·금투업규정 개정안 입법예고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라임자산운용과 같이 모펀드와 자펀드 등으로 복잡하게 순환투자된 펀드에 대한 관리가 강화된다.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는 금융위가 지난 4월 발표한 '사모펀드 개선방안'의 후속 대책이다.
금융위는 "최근 사모펀드 시장에서 불완전판매, 유동성 관리 실패 및 운용상 위법·부당행위 등 투자자 보호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개선 사항을 반영하고자 한다"고 개정 이유를 설명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모펀드와 자펀드 등으로 순환투자된 '복층식 투자구조'가 금지된다.
이 같은 펀드 구조는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의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된 바 있다.
라임자산운용은 실질적으로는 공모펀드(투자자 수 50명 이상)에 해당하는데도 규제를 회피하고자 50인 미만의 자펀드로 잘게 쪼개서 많은 투자자를 모집한 뒤 하나의 모펀드로 운용하는 편법을 썼다.
개정안은 다수의 자펀드가 모펀드의 30% 이상에 투자된 경우 해당 모펀드 투자자 수에는 자펀드 투자자 수까지 모두 포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모펀드 규제를 회피하지 못하도록 공모 판단기준을 강화하는 셈이다.
금융위는 지난 4월 발표 당시 "복층 투자의 경우 투자자가 운용상황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렵고, 특정 펀드의 손실이 다른 펀드로 확산·전이될 우려가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운용사가 펀드 투자설명자료에 기재된 내용과 달리 펀드 자금을 운용할 경우 불건전영업행위로 규율해 제재 대상에 올리기로 했다.
이밖에 ▲ 자사 펀드 간 상호 순환투자 ▲ 운용사가 펀드 투자를 조건으로 자사 펀드 가입을 강요하는 행위(꺾기) ▲ 1인 펀드 설정금지 규제 회피 등도 불건전영업행위로 제한하기로 했다.
사모펀드 영업보고서 제출주기는 '반기'에서 '분기'로 단축된다.
금융위는 같은 날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에 대해서도 입법예고했다.
해당 개정안에는 운용사의 자사 펀드 간 자전거래를 직전 3개월 평균수탁고의 20%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이 담겼다.
총수익스와프(TRS) 또는 이와 유사한 거래를 통해 사실상 차입이 이뤄진 경우에는 위험평가액 산정을 더 보수적으로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금융위는 지난 4월 사모펀드 대책 발표 때 펀드 판매사 및 수탁사의 자산운용사에 대한 감시 기능 부재 등에 대한 개선 계획도 밝혔지만, 이는 법 개정 사항이라 시간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수탁사와 판매사에 견제 기능을 부여하지 않은 규제 빈틈은 최근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사태의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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