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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란 잘란] 자카르타 한국국제학교 전입 신청 폭증…'코로나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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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란 잘란] 자카르타 한국국제학교 전입 신청 폭증…'코로나 효과'
등교금지 상황 계속…외국계 국제학교 대비 학비 50% 이하·실시간 수업




[※ 편집자 주 : '잘란 잘란'(jalan-jalan)은 인도네시아어로 '산책하다, 어슬렁거린다'는 뜻으로, 자카르타 특파원이 생생한 현지 소식을 전하는 연재코너 이름입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 한국국제학교(JIKS·직스)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전입 신청이 폭증하고 있다.
작년, 재작년과 비교하면 전입생이 각각 2배, 3배 늘어난 반면 전출생은 거의 없는 상태다.
지난 1일(현지시간) 연합뉴스 특파원이 직스 교무실을 방문해보니 이날 하루만 해도 학생 10명의 전입 상담과 신청이 이뤄졌다.
전입 서류를 낸 박원준(9학년) 학생의 어머니는 "첫째 딸은 이미 직스에 다니고 있고, 둘째 아들은 외국계 국제학교에 다니다가 이번에 전학하기로 결정했다"며 "본래 외국계 국제학교에 보낸 것은 영어 때문인데 코로나로 학교에 가지 않고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의미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계 국제학교는 온라인 수업이 느슨하게 이뤄지지만, 직스는 등교할 때와 똑같이 화상으로 실시간 수업을 한다"며 "직스는 교사와 학생 모두 카메라를 켜고 기존 시간표대로 수업하기에 딸 아이의 경우 쉬는 시간에만 방 밖으로 나온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전입 희망자 반진혁(11학년) 학생의 아버지는 "자카르타가 아닌 다른 지역에 살아서 아들을 그동안 유치원부터 인도네시아 현지 학교에 보냈다"며 "아들이 문·이과 전과를 희망하고 있고, 코로나 사태 후 현지 학교의 온라인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 이번에 직스로 전학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전입생의 어머니는 "가을학기에도 등교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수천만 원을 주고 외국계 국제학교에서 온라인 수업을 시키고 싶지 않아 직스 편입을 결심했다"며 "기존 국제학교 원어민 교사들은 미국, 영국으로 돌아간 뒤 시차 때문에 실시간 수업을 하지 않고, 동영상을 올려주거나 과제만 내줬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로 직스와 다른 국제학교의 학비 차이가 크다. 직스의 학비는 입학금까지 더해 연간 1천만원 안팎이지만 미국계 자카르타국제학교(JIS)의 연간 학비는 입학금을 더해 초등생 3만400 달러(3천657만원), 고등학생 3만4천300 달러(4천150만원)이다.
자카르타의 다른 외국계 국제학교들도 학비가 연간 2천만원∼4천만원을 오간다.
학부모들로서는 코로나 사태로 3월 중순부터 모든 등교가 금지됐고, 가을학기에도 온라인 수업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기에 학비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전입 상담을 맡은 윤일성 직스 중등 교감은 "현지 학교나 외국계 국제학교의 온라인 수업이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반응이 크다"며 "통상 한국 대학교 진학을 위해 9학년 때 전입 신청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올해는 7∼11학년까지 다양한 학생이 전입을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등을 담당하는 유효선 교감도 "보통 5∼6학년 때 외국계 국제학교로 전학 갔다가 9학년 때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작년에도 5∼6학년 아이들이 20명이 넘게 전학 갔었다"며 "그런데 올해는 전학 가겠다는 아이들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3월 2일∼7월 1일 기준 직스 전입생 수가 2018년 10명, 2019년 16명이었던데 비해 올해는 벌써 32명이고, 이달에도 줄줄이 전입 상담이 예약돼 있다.



직스가 오전 7시부터 오후 2시 50분까지 기존 수업표대로 실시간 쌍방향 화상 수업을 하는 데는 김윤기 교장의 의지가 컸다.
김 교장은 "다른 학교들은 주당 수업 단위 수를 줄이거나, 수업 시간 자체를 줄이는데 우리 학교는 45분 수업에 10분 쉬는 시간을 그대로 지킨다. 국·영·수뿐만 아니라 체육·음악·미술, 방과 후 수업, 동아리 활동까지 모두 오프라인 수업과 똑같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장은 "사람은 항상 핑곗거리가 생기면 편해지고자 하는 본능이 있다"며 "코로나 상황이니까, 원격수업이니까, 이런 마음으로 느슨해질 수 있기 때문에 대면 수업 대신 화상 수업으로 방식만 다르게 해서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이어가자고 교사들과 힘을 모았다"고 말했다.
직스의 학생은 637명, 교사는 한국인 46명·원어민 17명·현지인 3명이다. 수업하는 교사 가운데 본국으로 귀국한 사람은 한 명도 없다.
김 교장은 화상회의 앱 줌(Zoom)에 교사들을 모두 유료회원으로 가입시키고, 교실에 인터넷 전용선 증설, 최신식 노트북 20대 추가 구매 등 만반의 준비를 지시했다.



교사들은 현재 자택 또는 빈 교실에서 화상 수업을 하고 있다. 역사·사회과목 유은규 교사가 빈 교실에서 컴퓨터로 수업하는 모습을 직접 보니, 강의를 듣던 학생들이 중간중간 메신저를 통해 질문하고 이에 대한 답변이 이뤄졌다.
교무실에서는 한 교사가 "어머니, A가 5교시 (화상)수업에 들어오지 않아 연락했어요"라며 학부모와 통화하는 소리도 들렸다.
만약 인터넷 접속 불량 등 정당한 이유 없이 화상 수업에 불참하면 평소와 마찬가지로 출결 기록이 남는다.
직스 교사들은 통상 7∼8월에 전학 신청이 몰리기 때문에 올 가을학기 재학생이 예년보다 훨씬 더 늘 것으로 보고 준비에 들어갔다.
직스는 한 때 재학생 수가 1천653명(2001년)에 이르렀다가 교민 수 감소와 저출산 등으로 600명 선까지 줄었지만, 올해는 특수하게 '코로나 효과'가 작용하고 있다.
직스 졸업생은 1976년 개교 후 작년까지 총 2천672명이다. 올해 2월 졸업생 75명은 전원 한국의 대학교에 진학했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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