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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관부터 배터리까지…삼성SDI "초격차로 새로운 5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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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관부터 배터리까지…삼성SDI "초격차로 새로운 50년"
창립 50주년 맞아…브라운관→디스플레이→배터리 변신 거듭
갤노트7 폭발 전화위복 삼아 체질개선 노력…안정 성장 평가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1일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삼성SDI[006400]가 초격차 기술 중심의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삼성SDI는 이날 기흥사업장에서 전영현 사장 등 임직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을 고려해 창립 50주년 행사는 간소하게 진행됐다. 참석 인원을 최소화하고, 다른 임직원들은 TV로 기념식을 시청했다.

전영현 사장은 "초격차 기술 중심의 새로운 50년을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하면서 ▲ 초격차 기술 확보 ▲ 일류 조직문화 ▲ 사회적 책임 제고 등 3가지를 새로운 50년을 위한 과제로 제시했다.
전 사장은 "최고 품질과 안전성을 기반으로 한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며 "차세대는 물론 차차세대 배터리까지 염두에 두고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기술로 시장을 선도해 나가자"고 밝혔다.
이어 "초격차 기술 회사로 발돋움하려면 조직 문화도 일류가 돼야 한다"며 "열린 마음으로 협업하고 소통하는 자율·창의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가자"고 주문했다.
전 사장은 또한 "준법경영을 넘어 사회적 책임을 통해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며 "협력사와 동반성장으로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임직원 모두가 사회를 따뜻하게 할 에너지를 만들어야 신뢰·존경받는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 국내 6개 사업장 임직원 1만여명이 6월 한 달 간 '자원봉사 대축제' 캠페인에 참여했다.

삼성SDI의 모체는 1970년 1월 일본NEC와 합작으로 설립된 진공관·브라운관 생산업체 삼성-NEC다. 1974년 일본 자본과 합작사라는 한계를 탈피해 국산화를 목표로 하는 의지로 독자 영업권을 확보, 삼성전관공업주식회사(삼성전관)로 사명을 바꿨다.
1980년대 컬러 브라운관을 연간 1천만대 생산하며 세계 브라운관 시장에서 1위 지위를 공고히 했다. 이후 브라운관이 퇴조하면서 디스플레이 사업으로 전환, 액정표시장치(LCD), 플라즈마표시장치(PDP),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1994년 삼성그룹의 계열사 중복 사업 조정에 따라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게 됐다. 1999년 말 디스플레이·디지털·인터넷 등 개념을 강조하는 뜻을 담은 삼성SDI로 사명을 변경했다.
1998년 세계 최고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을 시작으로 2005년 배터리 사업 최초 흑자 실현, 2010년 소형 배터리 시장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달성 등 성장가도를 달렸다. 전기차 배터리, ESS(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 등 중대형 배터리 부문은 2000년대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태동기를 거쳤다.
그러다 2016년 갤럭시노트 배터리 폭발 사태라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에 들어간 삼성SDI 배터리가 폭발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주문 중단 뿐 아니라 기업 신뢰도가 하락하는 큰 타격을 봤다. 2017년 초 스마트폰 배터리를 생산하는 중국 텐진공장 화재 사고까지 겹쳤다.
이 사태를 계기로 삼성SDI는 안전·위기관리를 중심으로 대대적으로 회사 체질 개선을 꾀했다. 2017년 2월 현 대표이사인 전영현 사장이 임명됐고, 사업 구조를 전기차와 ESS 등 중대형 배터리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ESS에서 화재 사고가 잇따르며 배터리 업계가 또 한번 위기를 맞은 바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10월 자사 ESS 배터리에 특수 소화시스템을 전면 도입하는 안전 대책을 발표했다.
회사 부담 비용만 최대 2천억원으로 일시적인 실적 악화까지 감수한 결정이었는데, 갤노트7 사태를 전화위복으로 학습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왔다.
창립 50주년을 맞은 삼성SDI에 대한 시장의 전망은 긍정적인 편인 가운데 경쟁이 가열하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리더십 강화, 혼수상태에 빠진 국내 ESS 시장 회복 등이 과제로 꼽힌다.
에너지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해 4월 기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5위(점유율 5.6%)에 올랐다. 선두권은 LG화학, 중국 CATL, 일본 파나소닉이 각축인 가운데 삼성SDI는 안정적으로 5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삼성SDI 사업장에서 이재용 부회장과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를 주제로 회동하면서 삼성SDI가 주목받았다. 이재용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배터리 사업을 미래 중요 먹거리로 보고 삼성SDI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80년대 브라운관 투자 확대에는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 1998년 외환위기 가운데서도 배터리 사업 투자를 확대하는 데에는 이건희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던 것으로 재계에 알려져 있다.
배터리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전기차 대중화가 본격 시작되면서 삼성SDI가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하는 등 순항을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김철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SDI는 중대형 배터리를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확장하며 숨겨왔던 칼을 꺼내기 시작할 것"이라며 "전고체 배터리에도 기술적으로 가장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업체"라고 평가했다.
shi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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