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신화→옥살이' 옛 중국 최고부자 황광위가 돌아왔다
가전판매 궈메이 창업자 징역14년형 받고 수감 중 가석방
징둥·쑤닝 등 전자상거래 업체와 손잡고 부활 모색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본토 최고의 부호 자리에까지 올랐지만 갑작스럽게 부패 사건에 연루돼 인생 정점에서 곧바로 추락, 10년 넘게 옥살이를 한 황광위(黃光裕·51) 전 궈메이(國美) 회장이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26일 차이신(財新)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황광위는 지난 24일 가석방으로 교도소에서 풀려났다.
가전제품 판매 업체인 궈메이 창업자인 황광위는 지난 2008년 말부터 돌연 가택 연금 상태로 공안 당국의 수사를 받았고 2009년 3월 정식으로 구속됐다.
검찰은 2010년 2월 뇌물 공여, 회사 불법 경영 및 내부 거래 등 혐의로 기소했다.
그해 1심 법원은 황광위에게 징역 14년형을 선고했다. 최종심인 2심 법원 역시 이를 그대로 인정해 형이 확정됐다.
황광위는 감형을 받아 당초 형기가 끝날 시점은 내년 2월이었다. 가석방으로 만기보다 8개월 일찍 교도소를 나오게 된 것이다.
황광위는 감옥에 가기 직전까지 중국 본토를 대표하는 부호였기에 중국에서는 그의 '귀환'에 큰 관심이 쏠린다.
2007년 포브스가 발표한 중국 본토 부호 리스트에서 황광위는 23억 달러의 재산을 보유해 1위를 차지했다.
알리바바 같은 전자 상거래 업체들이 발전하기 전인 당시 중국 전역에 수천개의 가전 판매 매장을 거느린 황광위가 중국 재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대단했다.
황광위는 가난한 농민 집안에서 태어나 중국 본토 최고 부자가 되는 드라마틱한 자수성가 신화를 쓴 인물이다.
중학교를 졸업하기도 전 황광위는 산터우(汕頭)의 농촌 마을을 떠나 생업에 뛰어들었다.
형제들과 베이징에서 작은 가전제품 가게를 운영하던 그는 박리다매를 앞세운 저돌적인 장사 수완을 발휘해 중국 가전 업계를 주름잡던 '궈메이 제국'을 일궈냈다.
황광위가 공안에 잡혀간 2008년 궈메이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59억 위안(약 7조8천억원), 10억5천만 위안(약 1천780억원)에 달했다.
중국 재계에서는 돌아온 황광위가 옛 위상을 잃은 궈메이를 부활시킬 수 있을 것인지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황광위의 가석방 소식이 알려진 24일 궈메이유통 주가는 17%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황광위는 감옥에서도 궈메이 그룹의 실질적인 경영권을 내려놓지 않았다. 그와 부인 두쥐안(杜鵑)은 궈메이 그룹의 핵심 회사인 궈메이유통의 지분 50.26%를 보유하고 있다.
화려한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던 황광위가 귀환했지만 1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나는 동안 '강호'(江湖)가 너무 크게 바뀌었다.
지난 10여년 사이 가전제품 판매 경로는 오프라인 매장 중심에서 알리바바, 징둥(京東) 등 온라인 중심으로 급속히 변화했다.
오프라인 판매 채널만 놓고 봐도, 이미 궈메이는 경쟁사 쑤닝(蘇寧)에 한참 뒤처지고 있다. 쑤닝의 작년 매출은 2천700억 위안으로 궈메이의 네 배가 넘었다.
이런 가운데 궈메이는 징둥, 핀둬둬 등 전자상거래 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등 생존의 길을 찾기 위한 안간힘을 쓰고 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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