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림파괴 계속되면 투자 중단"…유럽, 브라질 정부 압박
EU-메르코수르 FTA 무산 경고…코로나19 이후 대비하는 브라질 경제팀 고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유럽의 정·재계가 아마존 열대우림을 포함한 삼림의 대규모 파괴를 이유로 브라질 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주요 투자자들이 삼림 파괴를 막을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밝히는가 하면, 유럽의회 의원들은 유럽연합(EU)-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최근 2주 동안에만 최소한 3차례에 걸쳐 브라질 정부를 압박하는 행동이 취해졌다고 전했다.
지난 18일에는 유럽의회 의원 29명이 호드리구 마이아 브라질 하원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브라질 정부의 환경정책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환경·농업·통상 위원회 소속인 이들 의원은 EU-메르코수르 FTA 협상에서 환경 문제를 주요 기준으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EU와 메르코수르는 지난해 6월 말 벨기에 브뤼셀 각료회의에서 FTA 체결에 합의했다.
EU는 FTA 체결 조건으로 브라질이 파리기후변화 협약을 준수할 것을 요구해 왔다. 이 협약은 2030년까지 아마존 열대우림을 파괴하는 불법 벌채를 완전히 종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2018년 대선을 앞두고 파리기후변화 협약 탈퇴를 위협하고, 국제사회의 기부로 조성되는 '아마존 기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초래했다.
통상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와 환경 문제에서 브라질 정부에 대한 EU 측의 불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FTA 체결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어 지난 22일에는 전체 규모가 4조1천억 달러에 달하는 29개 투자펀드들이 유럽과 미국, 일본 주재 브라질 대사관에 공개서한을 보내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문제를 다룰 회의를 촉구했다.
이와 별도로 브라질의 육류·곡물 등 1차 산품과 채권 등에 50억 달러 규모를 투자하고 있는 유럽의 7개 투자회사는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증가세에 대한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브라질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환경 문제를 이유로 한 외부의 경고가 이어지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를 준비하는 브라질 정부 경제팀은 고심에 빠졌다.
인프라 등 분야에 대한 외국 투자 유치 없이는 경제 회복 노력에 힘이 실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브라질 경제부와 중앙은행은 상반기에는 성장률 추락을 피하기 어렵겠지만, 3분기부터는 서서히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fidelis21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좋아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