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증 보려면 광고봐야한다고?…SKT 패스앱에 팝업광고
"신분증 대체하려면 간편한 경험 필수인데 수익 우선한 듯" 비판 나와
SKT "광고수익 목적 아니고, 고객에게 좋은 팁 소개하기 위한 것"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지갑에서 운전면허증을 꺼낼 때마다 광고를 봐야 한다면 어떨까.
25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전날부터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 서비스, QR 출입증 서비스를 시작한 본인인증 앱 '패스' 운영사 중 SK텔레콤만 앱 실행 시 전면 팝업광고를 운영하고 있다.
모든 사용자에게 광고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특정 연령층 혹은 성별 타깃 고객에게 금융 제휴 상품 등을 안내하는 광고가 뜬다고 SK텔레콤은 설명한다.
패스는 같은 앱을 이통 3사가 나눠 운영하는 형태다.
SK텔레콤과 달리 KT 패스 앱에는 팝업광고가 없고 배너와 이벤트 게시판에만 광고 게시물이 올라온다. LG유플러스는 패스 실행화면에 광고를 게시하기는 하지만, 화면의 절반으로 표출을 제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24일까지는 팝업광고를 닫는 것과 '1시간 동안 보지 않기'만을 선택할 수 있게 했었다. 팝업광고를 닫지 않으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데, 광고가 뜨지 않도록 설정해둘 수 있는 시간이 워낙 짧다 보니 SK텔레콤 이용자는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이용할 때마다 광고를 봐야 하는 셈이었다.
SK텔레콤은 소비자 비판이 나오자 '1시간 동안 보지 않기'를 이날 '하루 동안 보지 않기'로 변경 업데이트하기로 했다.
이통사들은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디지털 공인신분증 첫 상용화'라고 의미를 부여했는데, 이용성을 고려하지 않은 광고로 소비자 편익이나 공익보다는 수익 창출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패스 앱 자체 서비스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데, 지나친 광고로 사용성을 해친다는 비판이다.
패스 앱은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고,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 서비스나 QR 출입 서비스 모두 고객에겐 무료이지만 앱 서비스가 완전히 무료라고 말하긴 어렵다.
이통사들은 고객이 패스를 통해 본인인증을 받을 때마다 대행 수수료를 받고, 전날 추가한 운전면허 확인 서비스 등을 이용하는 기업·기관에서도 수수료를 얻는다. 모바일 운전면허 서비스로 이용자들을 패스 앱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간접적인 이익도 누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패스가 본격적으로 신분증 역할을 하게 되면 지갑에서 실물 신분증을 꺼내 내미는 것보다 간편하고 쉬워야 한다"며 "업계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수익 때문에 간결한 서비스 경험을 놓친 것 같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SK텔레콤은 이에 대해 "광고 수익을 목적으로 팝업 광고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고, 고객에게 좋은 팁을 소개하기 위해 하는 것"이라며 "불편하다는 고객 의견이 나온다면 UI를 개선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rch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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