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평생 갈 상처 남고, 정신적 고통 심해"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홍콩에서 사람을 물어 상처를 낸 개의 주인이 피해자에게 1억5천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전날 홍콩 법원은 티벳탄 마스티프 품종의 개 2마리를 키우는 세실리아 추이(60) 씨와 그 아들에 대해 만쓰와이(26) 씨에게 96만 홍콩달러(약 1억5천만원)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여기에는 65만 홍콩달러의 정신적 위자료와 19만 홍콩달러의 미래 치료비 등이 포함됐다.
법원은 추이 씨에게 만 씨의 소송 비용 대부분을 지급하라는 판결도 내렸다.
홍콩 항공사인 캐세이퍼시픽 전직 직원인 만 씨는 지난 2015년 위안랑 지역의 집 근처에서 추이 씨가 키우던 개 2마리에게 물려 심한 상처를 입었다.
이들 개는 몸무게가 각각 42㎏이 넘지만, 만 씨를 물 당시 끈에 매여있지 않았고 입마개도 하지 않았다.
만 씨는 얼굴과 몸 여러 곳에 상처를 입었고, 오른손에 경증 마비 증상 등이 와 어릴 때부터 즐기던 피아노도 제대로 칠 수 없게 됐다.
이후 그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리고, 대인 기피증까지 생겼다고 한다.
하지만 개 주인인 추이 씨는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홍콩과 인접한 선전(深천<土+川>) 등에서 만 씨를 따라다니면서 그가 사람들과 만나는 장면 등을 50여 차례 촬영, 법원에 증거물로 제출했다.
법원은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만 씨는 당시 사건으로 인해 평생 남게 될 상처를 입고 정신적 고통을 당했으며, 그의 삶의 일부였던 피아노마저 즐길 수 없게 됐다"며 추이 씨에게 거액의 배상을 명령했다.
앞서 홍콩 법원은 동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추이 씨에게 1만8천 홍콩달러(약 280만원)의 벌금형을 내리고, 그의 개들을 '위험 동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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