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합의 끝" 발언에 시장도 화들짝…트럼프 즉각 부인(종합2보)
미 주식선물·원유가격·국채수익률 등 일제히 하락…트럼프 "무역합의 온전"
나바로 백악관 국장 "내 발언 왜곡…1단계 무역합의와는 전혀 관계 없다" 해명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현혜란 기자 = 대 중국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22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의 무역 합의가 더는 지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가 바로 번복하는 소동을 일으켰다.
나바로 국장의 한 마디에 시장은 바로 요동쳤고, 이에 놀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밤 10시22분에 "중국과의 무역 합의는 온전하다"며 "합의 조건에 맞게 지속되길 희망한다"는 글을 급히 트위터에 올려 진화에 나섰다.
나바로 국장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 우한의 연구실에서 나왔다는 의혹을 미국 정보기관이 점점 더 믿게 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합의를 폐기하기로 결정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진행자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 일어난 모든 일과 방금 말한 것들을 고려하면 (미중 무역합의가) 폐기된 것이 아니냐'고 묻자 나바로 국장은 "맞다. 끝났다(It'sover)"라고 답했고, 이후 미중 1단계 무역 합의가 폐기됐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미국 주식선물, 원유가격, 그리고 국채수익률이 일제히 하락했고 E-미니 지수 기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선물은 전장보다 1.6% 하락했다가 원상태로 돌아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백악관에서도 반박이 나왔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미국이 지난 1월 중국과 체결한 1단계 무역합의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며 나바로 국장의 발언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인용해 "합의는 잘 진행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에 비슷한 발언을 했다고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전했다.
나바로 국장도 곧장 성명을 내고 "내 말이 맥락에서 많이 어긋난 채로 인용됐다"며 "현재 발효되고 있는 1단계 합의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보도 내용을 바로 부인했다.
1단계 무역합의에는 중국의 미국 농산물 수입 확대가 담긴 까닭에 팜벨트(농장지대)를 표밭으로 삼는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이 조항을 치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나바로 국장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이 코로나19 발병을 은폐해 미국에 피해를 줬다고 주장하며 무역합의를 언급했다.
그는 "그들(중국 협상단)이 올해 1월 15일에 무역합의에 서명하러 왔는데 이는 코로나19가 확산한 지 만 2개월이 된 시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시점은 중국이 바이러스를 퍼뜨리려고 이미 수십만명을 미국에 보낸 때였고 우리는 (중국협상단을 실은) 비행기가 이륙해 바퀴를 접은 지 몇분 뒤부터 코로나19 대유행 소식을 듣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미중 무역합의가 발표되자 코로나19가 미국에서 유행한다는 점을 들어 합의 이행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기는 했으나 폐기를 밝히지는 않았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 정보를 은폐한 데 책임을 물어 중국을 징벌하거나 금전적 배상을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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