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올해 메카 정기 성지순례 '제한적 수'만 허용"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메카 정기 성지순례(하지)를 "매우 제한적인 수"에 한해서만 허용키로 했다.
사우디 정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법이 부재한 현실과 대규모 모임 개최에 따른 위험 등을 고려해 순례자 수를 대폭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23일 보도했다.
담당 부처는 성명을 내고 이미 사우디에 거주 중인 여러 국적 사람들에 한해 순례를 허용한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숫자는 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통상 국외 순례객은 길면 수개월, 짧으면 수주 전부터 사우디로 몰려와 성지 순례를 기다린다.
사우디 당국의 이같은 결정은 정기 순례를 전면 취소할지, 아니면 상징적인 수만 허용할지를 두고 수주간 심사숙고한 끝에 내려졌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이슬람 최대 종교행사인 하지는 매년 전세계 수백만명의 무슬림이 찾는 행사로, 이슬람 역법에 따라 올해는 7월 28일께 열릴 예정이다.
사우디 왕은 '가장 성스러운 장소의 관리자'로서 이 하지를 감독한다는 명목으로 전 세계 무슬림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명망을 누린다. 또한 하지는 매년 사우디 정부에 60억 달러(한화 약 7조2천840억원)의 수입을 가져다준다.
그러나 압사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할 정도로 순례객이 대거 몰리는 데다 이들은 하지 기간에 비좁은 공간에서 어깨를 맞댄 채 걷고 기도해 감염 위험이 높다.
사우디는 중동에서 코로나19 감염률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로, 확진자 16만1천명을 넘어섰으며 사망자도 1천307명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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