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미국 경찰이 아니다"…벨기에 경찰, 비판 확산에 항의시위
"인종차별 반대 시위 확산 뒤 경찰에 대한 모욕 증가…일반화 멈춰달라"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벨기에 경찰 수백명이 세계적인 인종차별 반대 시위 이후 부당한 비판과 압력을 받고 있다면서 거리 시위를 벌였다.
20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벨기에 경찰 350명가량은 전날 수도 브뤼셀 시내 대법원 앞에서 항의의 표시로 수갑을 땅에 놓은 채 시위를 했다.
이들은 자신들은 미국 경찰처럼 행동하지 않았는데도 소수 이민자를 단속하는 데 있어 인종차별을 한다는 비난을 너무 많이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한 경찰관은 "벨기에 경찰은 미국 경찰이 아니다"라면서 "일반화를 중단해야 한다. 대다수 경찰은 자신의 임무를 매우 잘 수행하고 있다. 플로이드 사건은 분노할만한 일이지만 그것은 소수의 행동"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에서 백인 경찰관의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살해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벨기에를 비롯한 유럽에서도 관련 시위가 열린 바 있다.
같은 날 동부 리에주에서도 경찰 300여명이 시위를 했다. 이는 경찰에 대한 폭력과 언론의 경찰에 대한 반감에 항의하는 '경찰 단결 운동'이라는 이름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시작됐다.
크리스티앙 보페르 리에주 경찰서장도 이 같은 움직임에 연대를 표했다.
그는 현지 RTBF 방송에 "밤낮으로, 경찰들을 모욕하고 침을 뱉는 이들에게 시달리고 있다"면서 "이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래 정말로 증가했다. 우리는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유럽의회에서는 한 흑인 의원이 벨기에 경찰이 자신의 신분 확인을 하는 과정에서 굴욕적인 방식으로 몸수색을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다비드 사솔리 유럽의회 의장은 소피 윌메스 벨기에 총리에게 이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유럽의회는 19일 인종차별과 경찰폭력에 반대하는 시위를 지지한다는 내용 등을 담은 인종 차별 규탄 결의안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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