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우리 애를…" 페이스북 트럼프 '가짜 CNN 뉴스 영상' 삭제
백인과 흑인 아기 우정 담은 영상 언론비난에 이용…아기 부모가 삭제요청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페이스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린 '가짜 CNN 뉴스 영상'을 삭제했다.
앞서 트위터는 해당 영상에 '조작된 미디어'라는 경고 딱지를 붙였다.
19일(현지시간) CNN 비즈니스에 따르면 이날 페이스북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가짜뉴스 영상 원본 저작권자의 요청을 받아들여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이 영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불쑥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올린 것이다.
1분 분량의 영상에는 백인 아기가 흑인 아기를 쫓아가는 모습이 담겼다. 화면 하단에는 '속보: 겁에 질린 유아가 인종주의자 아기를 피해 도망가고 있다', '인종차별주의자 아기는 아마 트럼프 지지자'라는 자막이 CNN의 로고와 함께 달렸다.
마치 CNN이 이렇게 보도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뒤이어 '미국이 아니라 가짜뉴스가 문제다'라는 문구와 함께 아기들이 등장하는 원본 영상이 공개되며 '반전'이 펼쳐진다.
원본 영상에는 흑인 아기와 백인 아기가 천진난만하게 서로를 얼싸안으며 좋아하는 모습이 담겼다.
'가짜 CNN 뉴스 영상' 삭제는 해당 영상에 나오는 아기의 부모가 요청했다.
아기의 부모를 대리한 다중채널네트워크(MCN) 주킨미디어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나 부모 모두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상게시를 허락한 적 없다"면서 저작권이 침해됐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영상의 원본은 작년 흑인 아기의 아버지 마이클 시스네로스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서 한 차례 화제가 됐다.
당시 시스네로스는 "인종차별과 증오가 판치는 세상 속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순간을 공유하고 싶었다"고 영상을 올린 이유를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영상을 이용하자 페이스북에 "그(트럼프 대통령)은 더이상 이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영상을 증오 어젠다에 이용할 수 없다!!"는 글을 올리며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다.
트위터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가짜 CNN 뉴스 영상'을 올리자 '조작된 미디어'라는 경고를 붙였다. 다만 삭제하지는 않았다.
앞서 지난달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도 시작된다'는 글에 트위터는 경고를 삽입한 반면 페이스북은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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