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가족 비리 터지나…장남의 전직 보좌관 체포
보우소나루, 침묵 속 대응책 고심…야권은 대대적 공세 나설듯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가족 관련 비리 의혹으로 정치적 위기에 몰렸다.
18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경찰은 이날 오전 상파울루주(州) 아치바이아시(市)에 있는 한 주택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장남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의 전직 보좌관 파브리시우 케이로즈를 체포했다.
이 주택은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플라비우 의원의 변호사가 소유한 부동산으로, 케이로즈는 1년 전부터 이곳에서 숨어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로즈 체포는 상파울루주·리우데자네이루주 검찰과 경찰의 합동작전을 통해 이루어졌다.
앞서 리우 검찰은 지난해 12월 18일 플라비우 의원과 케이로즈, 보우소나루 대통령 전처의 가족과 관련된 사무실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했다.
플라비우는 2018년까지 리우 주의원으로 활동했으며 같은 해 10월 연방의원 선거에서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리우 검찰은 플라비우 의원이 부동산 편법 거래와 자신 소유의 초콜릿 매장을 통해 최소한 230만 헤알(약 5억3천만 원)을 돈세탁한 것으로 보고 있다.
리우 검찰은 플라비우 의원이 돈세탁한 현금을 리우 주의원 시절에 보좌관들에게 월급으로 지급한 뒤 일부를 돌려받는 이른바 '월급 쪼개기'를 했으며, 케이로즈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케이로즈의 계좌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도 포착됐다.
플라비우 의원 측은 자신에 대한 비리 의혹을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으나 법조계에서는 처벌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관저 앞에서 지지자들을 만나는 시간도 생략한 채 법무부 장관을 불러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은 케이로즈가 보우소나루 대통령 부자의 변호사 소유 부동산에 숨어 있다가 체포됐다는 사실 자체가 비리를 입증하는 것이라며 대대적인 공세를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가족 관련 비리 의혹이 보우소나루 대통령 퇴진과 민주주의 수호를 촉구하는 시위에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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