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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식 변기와 코로나19, 에어로졸 감염 모의실험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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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식 변기와 코로나19, 에어로졸 감염 모의실험해 보니
90㎝ 높이로 뿜어진 에어로졸 1분간 떠다녀… 감염 가능성 '상존'
미국 물리학협회 연구진, 저널 '유체 물리학'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대유행 초기엔 반론도 많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가 공기에 떠다니는 에어로졸을 통해 전염할 수 있다는 건 이제 인정하는 과학자도 꽤 있다.
에어로졸은 지름이 1㎛(100만분의 1m)에 불과한 고체 또는 액체 미립자로,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나오는 침방울(비말)보다 훨씬 작다.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질병통제센터(CDC)가 주도한 공동 연구 결과는 생각의 흐름을 바꾸는 데 한몫했다.
미국 프린스턴대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의 과학자들도 참여한 이 연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에어로졸 상태로 3시간까지 살아남는다는 게 확인됐다.
지난 3월 중순 미국 매사추세츠 의학 협회가 발행하는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논문으로 실린 내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에어로졸 전염 가능성이 제기되자, 수세식 변기의 배수 과정에서 비산하는 에어로졸에도 관심이 쏠렸다.
인간의 소화관과 감염자의 분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면서 관심은 우려로 바뀌었다.
매일 쓰는 변기에서 정말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포함된 에어로졸이 나올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 경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염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수세식 변기에서 물을 내릴 때 에어로졸이 비산하는 과정과 바이러스가 전염할 가능성을 분석한 컴퓨터 모의실험 결과를 보면 그렇다.
미국 물리학협회(A1P) 연구팀이 수행한 이 실험 결과는 16일(현지시간) 저널 '유체 물리학(Physics of Fluids)'에 논문으로 실렸다. 이 저널은 AIP가 발행하는 월간 동료 심사 학술지다.
연구팀은 변기의 물을 내릴 때 바이러스가 포함된 에어로졸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그리고 에어로졸에 섞여 변기 밖으로 분출된 바이러스가 어느 정도까지 퍼지는지를 확인했다.
입수구가 하나인 변기에선 물이 들어오는 반대쪽에 소용돌이가 형성됐고, 이 과정에서 형성된 미세 물방울이 상승하는 공기 흐름을 타고 변기 위쪽으로 약 90㎝ 높이까지 올라갔다.
공기에 퍼진 에이로졸은 1분 이상 떠다닐 수 있어, 숨을 들이마실 때 몸 안으로 들어오거나 물체의 표면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상존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입수구가 두 개인 변기는 에어로졸의 확산 속도가 훨씬 더 빨라, 소용돌이로 형성된 에어로졸의 약 60%가 변기 위까지 퍼졌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중국 양저우대(揚州大)의 왕 지-샹(Ji-Xiang Wang) 박사는 "공중화장실의 변기처럼 빈번하게 사용될 경우엔 에어로졸의 비산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문제를 쉽게 해결하는 방법은 변기의 물을 내리기 전에 뚜껑을 덮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말한다.
하지만 미국을 포함해 많은 나라의 공중화장실에는 아직 덮개가 없는 변기가 많다고 한다.
연구팀은 물을 내리기 전에 자동으로 뚜껑이 닫히는 방식으로 변기 디자인을 개선할 것을 제안했다.
che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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