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오션 선박 인도네시아 억류 장기화…한국인 선장 넉 달째 구금
구속 기간 이달 30일까지 연장…불구속 수사·재판받도록 노력 중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당국의 갑작스러운 '니켈 원광 수출금지' 결정으로 불거진 한국 팬오션 선박 억류 사건이 장기화하고 있다.
16일 팬오션 등에 따르면 올해 2월 인도네시아에서 수출금지 품목으로 지정된 니켈을 싣고 싱가포르로 향한 혐의로 나포된 벌크화물선 팬베고니아(PAN BEGONIA)호와 한국인 선장에 관한 사건이 최근 세관에서 검찰로 송치됐다.
올해 2월 14일 관세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한국인 선장 A(55)씨는 싱가포르에 가까운 인도네시아섬 까리문의 구치소에서 124일째 수감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세관 구속 기간이 지난 12일 만료됨에 따라 사건이 검찰로 넘어갔고, 검찰이 이달 30일까지 구속기간을 연장했다.
팬오션은 선장이 불구속 상태로 수사·재판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나 진척이 없는 상태다.
선장 가족은 "회사 지시에 따라 배를 운항하다 붙잡혔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팬베고니아호는 작년 10월 말 용선계약에 따라 술라웨시섬 포말라항에서 니켈을 싣고 출항할 예정이었으나 니켈 광산들이 출항 직전 니켈 원광(nickel ore) 수출 중단 결정을 내리면서 발이 묶였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더는 니켈 원광을 수출하지 않고, 자국 내 제련소에서 직접 제련해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겠다며 수출 금지 결정을 내렸다.
중국의 니켈 구매자와 인도네시아 공급자 간 이해 충돌로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채 해를 넘겼고, 팬베고니아호는 올해 2월 니켈 원광을 실은 채 싱가포르로 출항했다가 붙잡혔다.
선사 측은 국제해사기구(IMO)가 올해 3월부터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을 대폭 강화했기에, 이를 어기지 않고자 싱가포르에 가서 저유황 연료를 싣고 인도네시아로 돌아오려 했다고 해명했다.
인도네시아 세관은 팬베고니아호에 실린 니켈 원광을 압류해 경매에 부쳤으나 입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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