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배당 전년비 4.2%↓…6월엔 감소폭 더 커진다
'코로나19 여파' 실적 부진 등으로 배당 축소·철회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여름 보너스' 6월 중간 배당일이 다가오면서 그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3월 배당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가운데 기업들의 실적 부진에 경제 불확실성도 커지면서 6월 배당의 감소 폭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배당을 한 상장기업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모두 18곳으로, 총 배당금은 2조6천759억원이었다.
지난해 1분기보다 배당 기업은 2곳이 줄었고, 금액은 4.2%(1천169억원)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를 고려하면 크게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이지만, 6월 배당의 여건이 더 좋지 않다.
지난해 6월에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모두 54곳이 3조7천159억원의 배당 잔치를 했는데, 올해에는 작년 대비 감소율이 두 자릿수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6월 전체 배당의 64.7%(2조4천46억원)를 차지했던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기업들이 배당하지 않기로 하거나 하더라도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1년 전 총 1천602억원(주당 2천원)을 주주들에게 환원하며 6월 배당으로는 세 번째로 많았던 포스코의 경우 올해 주당 1천500원씩 배당하기로 했다. 작년 대비 25% 줄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947억원(주당 1천원)을 6월에 배당했는데, 올해에는 배당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다소 줄긴 했어도 3천609억원이었다.
현대모비스가 배당하지 않기로 하면서 현대차도 배당 여부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1분기 영업이익(8천638억원)은 작년보다 4.7% 늘어나며 선방했지만, 2분기는 최악의 실적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1년 전에는 두 번째로 많은 2천630억원(주당 1천원)을 배당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2분기 해외 공장 가동률이 크게 떨어지면서 오히려 흑자가 나는 것이 이상할 정도"라며 "회사로서는 배당을 확실히 주겠다고 얘기하기 부담스러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천411억원을 배당했던 SK이노베이션도 올해 최악의 실적이다. 이미 1분기 영업손실은 1조7천752억원이었고, 2분기 역시 녹록지 않다.
여기에 분기 배당을 해온 두산이 그룹 경영난에 1분기 배당을 하지 않으면서 2분기에도 배당을 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중간배당을 해왔던 하나금융지주는 아직 배당 결정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해 1천500억원(주당 500원)을 배당했던 하나금융지주는 올해 여력은 나아졌지만, 금융당국이 주주환원의 자제를 권고하면서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작년에 578억원을 배당한 코웨이[021240]는 올해 중간 배당을 하지 않기로 했고, 한온시스템은 주당 80원에서 68원으로 15% 내렸다.
작년 6월 배당 기업 중 현재까지 쌍용양회만이 10% 배당금을 늘리기로 한 정도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업 실적이 안 좋고 개별 기업 이슈가 있어서 6월 배당 감소 폭은 1분기보다 더 커질 수 있다"며 "다만, 우리나라 기업들의 배당 성향이 그동안 낮았기 때문에 실적이 부진해도 배당을 유지할 여력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표> 지난해 6월 중간(분기) 배당 주요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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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 │ 2019년 6월 │2분기(예상) 및 변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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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당│ 금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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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 354│24,046│ 작년 수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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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 1,000│ 2,630│ 2분기 공장가동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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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 │ 2,000│ 1,602│주당 1,600원(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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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금융지주 │ 500│ 1,500│ 금융당국 자제 권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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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이노베이션 │ 1,600│ 1,411│ 1분기 영업손실 1천752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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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1,000│ 947│ 배당 안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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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 1,300│ 256│ 배당 안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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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웨이 │ 800│ 578│ 배당 안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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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온시스템│ 80│ 427│ 주당 68원(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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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양회 │ 100│ 505│ 주당 110원(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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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54곳 │37,1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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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 에프앤가이드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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