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우려 속 투표 지체·투표기 고장·사무원 부족 등 난제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두 차례 미뤄져 9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 조지아주(州)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끝내 파행됐다.
새 투표기가 곳곳에서 고장 나 유권자들이 몇 시간씩 줄 서서 기다려야 했다.
미국 NBC방송은 "대참사"(catastrophe)라고 표현했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날 조지아주 예비선거 때 새로 도입된 투표기가 여러 투표소에서 잇따라 문제를 일으켰다. 이에 조지아주 8개 카운티 가운데 하나인 드칼브카운티는 투표종료 시각을 오후 9시 30분으로 2시간30분 미루기도 했다.
새 투표기는 터치스크린을 눌러 기표하면 투표지가 인쇄돼나오는 형태로 조지아주는 작년 1억400만달러(약 1천238억원)를 들여 새 투표시스템을 마련했다.
조지아주 민주당 의장인 네코마 윌리엄스 주 상원의원은 이날 오전 7시 투표가 시작하자마자 10분 만에 투표하는 데 문제가 있다는 문자메시지 보고를 84통이나 받았다고 뉴욕타임스(NYT)에 밝혔다.
케이샤 랜스 보텀스 애틀랜타시장은 트위터에 "시의 많은 곳에서 투표기가 작동하지 않고 있고 몇몇 곳에선 투표사무원들이 새 투표기 운영을 어려워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투표하고자 줄을 선 상태라면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일부 카운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투표사무원이 부족해 문제가 커졌다고 주장했다.
가장 많은 문제가 보고된 풀턴카운티 관계자는 CNN방송에 "한 투표소의 경우 평소 선거 때 일했던 투표사무원 7명 중 6명이 코로나19 때문에 (이번에) 일하지 않겠다고 했다"면서 "마지막까지 새 사무원을 구하느라 고생했다"고 말했다.
이날 조지아주 예비선거는 민주당 대통령과 상원·하원의원 후보, 공화당 하원의원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선거였다.
등록유권자가 약 690만명인 조지아주는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모두 승리를 노리는 경합지로 분류된다.
특히 민주당은 공화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조지아주에서 이번에는 승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민주당은 지난 20년간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NYT는 "조지아주 민주당원들 사이에서 '이번에는 진짜로 뒤집힌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대선에서도 이번 예비선거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혼란이 클 수밖에 없다.
조지아주 선거책임자인 브래드 래펜스펜스페르거 주(州) 국무장관은 이날 드칼브카운티와 풀턴카운티의 투표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11월 대통령선거 전 두 카운티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결정하고자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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