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군함 '톈안먼 사태' 31주년일에 대만해협 통과
대만 겨눈 중국 군사훈련 맞대응…차이잉원 취임식 후 처음
대만·남중국해 미 해군 활동,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 움직임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국 군함이 톈안먼 민주화 시위 유혈 진압 사태 31주년인 4일 대만해협을 지나가며 중국에 또 다시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5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미 해군 7함대는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전날 알레이버크급 미사일 구축함 러셀함(DDG-59)이 대만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미국 함정의 대만해협 통과는 중국을 향한 무력시위 성격이 짙은 행동이다.
중국은 자국 본토와 대만섬 사이의 좁은 바다인 대만해협을 '앞바다'로 간주한다.
과거 미국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는 보통 일 년에 한 번 정도로 드물었지만, 작년부터 미국은 거의 월례적으로 대만해협에 군함을 보내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펴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미국 해군 함정은 1월부터 5월까지 매달 대만해협을 지났다.
또 미군은 중국 군용기가 대만 인근을 지난 직후 전략 폭격기인 B-52H와 B-1B, 특수작전기 MC-130J, 정찰기 EP-3 등 다양한 군용기를 투입해 맞불을 놓고 있다.
미국의 이런 행동은 대만을 상대로 한 군사 압박 강도를 높이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미중 수교 후 마련한 대만관계법에 따라 유사시 대만을 군사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전날 러셀함의 대만해협 통과는 최근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을 겨눈 것으로 보이는 상륙작전에 나서는 등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 중인 가운데 이뤄졌다.
또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지난 20일 집권 2기 취임식 이후 첫 미국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 사례기도 하다.
최근 홍콩 국가보안법 문제를 계기로 미중 갈등이 신냉전 수준으로 치닫는 가운데 미군은 점차 중국군의 '도발'을 견제하는 수세적 활동에 머무르지 않고 중국 주변 공간에서 중국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는 공세적 활동으로 전환하는 추세다.
미군은 최근 대만해협과 더불어 중국과 직접 힘 대결을 벌이는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섬 주변을 바짝 붙어 지나는 '항행의 작전'을 펴 중국이 강하게 반발 중이다.
나아가 미군 함정이 동중국해와 서해에서 중국 본토 연안에 근접해 항해하는 이례적인 일도 최근 종종 발생했다.
미 해군 구축함인 맥캠벨함(DDG-85)은 지난 4월 산둥성 웨이하이에서 불과 42해리(약 78㎞) 떨어진 해상까지 접근한 적도 있는데 중국 측은 "미국이 불장난을 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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