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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증의 트럼프-매티스, 인종차별 시위 대응 놓고 '쿵' 정면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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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증의 트럼프-매티스, 인종차별 시위 대응 놓고 '쿵' 정면충돌
트럼프 취임 초 "진짜 인물" 극찬하다 갈등 잦자 "민주당원" 비난
'해병의 전설' 첫 국방장관 임명해놓고 '중동ㆍ북핵' 놓고 불화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그는 우리를 위해 일할 진짜 인물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7년 2월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제임스 매티스 트럼프 행정부 초대 국방장관을 극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선 그렇게 부르면 안 되지만, 테러리스트들이 장군 매티스를 '미친개'(Mad Dog)라고 부른 까닭이 있다"며 "그는 전투에서 한 번도 진 적이 없고 언제나 테러리스트들을 이겼고, 그것도 늘 조기에 제압했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2년 가까이 흐른 2018년 12월 매티스는 경질됐고, 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세상에서 가장 과대평가된 장군"이라며 악담을 퍼부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가 발탁한 '진정한 군인' '살아있는 해병의 전설' 매티스 전 장관이 정면충돌했다.
백인 경찰관에 의한 흑인 사망 사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을 놓고 매티스가 직격탄을 날린 게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매티스 전 장관은 이날 시사매체 애틀랜틱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민을 통합하려 노력하지 않는, 심지어 그렇게 하는 척도 하지 않는 내 생애 유일한 대통령"이라며 "그가 우리를 분열시키려 한다"고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 해고됐음에도 정치에 관여하지 않겠다던 해병대 4성 장군 출신의 그였기에 '폭탄 발언'은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매티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 진압을 위한 연방군 투입을 시사하자 "국내에서 군 투입은 매우 특별한 경우, 주지사 요청 때만 이뤄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트위터에서 "나는 그의 리더십 스타일을 안 좋아했고, 많은 사람이 이에 동의한다. 그가 가버려서 다행"이라고 반격했다.



매티스 전 장관이 현직일 때에도 둘의 갈등은 적지 않았다.
관계 균열의 출발점은 텔아비브에 있던 주이스라엘 미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을 결정했던 2017년 12월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며 이런 결정을 내렸지만, 매티스는 중동 안보 불안을 이유로 반대했다.
2017년 북핵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매티스는 군사옵션 대신 외교적 해법에 무게를 실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불화를 빚었다.
그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계속된 미사일 시험 발사에 주한미군의 가족을 철수시키라고 국방부에 지시했지만, 매티스 장관이 묵살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한미연합훈련 중단 과정에서 두 사람은 입장차를 보이기도 했다.
악연이 쌓이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매티스가 천거한 데이비드 골드파인 공군참모총장 대신 마크 밀리 육군참모총장을 합참의장에 지명하기도 했다.
매티스는 2018년 발간된 트럼프 행정부의 난맥상을 다룬 언론인 밥 우드워드의 저서 '공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초등학교 5, 6학년 수준의 이해력과 행동을 보인다"고 비판한 것으로 기술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해 10월 CBS 방송에서 매티스를 "민주당원"이라고 비난했다.



두 사람은 동맹관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과다 인상 등 동맹 관계 악화를 불사하고 철저한 자국 이익에 매몰된 반면 매티스는 동맹과의 관계유지를 통한 미국 가치를 수호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평가된다.
매티스는 2018년 12월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결정에 반발해 '동맹을 존중하라'는 쓴소리를 남기며 사임서를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정보다 두 달이나 당겨 그를 해임했다.
작년 9월 애틀랜틱 인터뷰에서 현 행정부에 기회를 줘야 한다는 취지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침묵의 의무'를 강조했던 그가 이번 미국 시위를 계기로 트럼프 비난 대열에 동참하면서 두 사람의 애증 관계가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honeyb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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