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부가 SNS 통해서 비상 상황을 알다니…" 격노
기름 유출사고 이틀 뒤 인지한 주지사 늑장대응 호된 질책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베리아 크라스노야르스크주(州) 북부의 한 발전소에서 발생한 경유 유출 사고와 관련, 지방정부의 늑장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4일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전날 크라스노야르스크주 노릴스크시(市) 카이예르칸 지역에 있는 노릴스크 타이미르 화력발전소 경유 유출 사고와 관련해 열린 화상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크라스노야르스크주 알렉산드르 우스 주지사는 회의에서 '사고가 발생한 뒤 이틀 뒤인 지난달 31일까지도 사고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푸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우스 주지사는 경유가 유출된 사실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인지했다고 털어놨다.
이에 뿔이난 푸틴 대통령은 "왜 우리 정부가 이틀 뒤에나 이것(유출사태)을 알게 되는 건가. 정부가 SNS를 통해서 비상 상황을 알아야 하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사고 이후에도 우스 주지사가 2주 이내에 경유 유출 사고를 해결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취지로 이야기하자 "당신은 주지사"라면서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지방정부 차원에서 내려졌던 비상사태 수준을 연방정부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수사당국은 발전소를 운영하는 회사를 상대로 연료 탱크가 갑자기 터진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9일 크라스노야르스크주 노릴스크시 카이예르칸 지역에 있는 노릴스크 타이미르 화력발전소 내 연료 탱크가 터지면서 탱크에 저장된 약 2만t의 경유가 외부로 유출됐다.
이 발전소는 산업용 금속인 니켈과 팔라듐 공급업체로 알려진 노릴스크 니켈이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탱크 주변 지반이 갑자기 무너져 내리면서 탱크가 터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유류 유출로 암바르나야강 일부는 옅은 붉은색으로 변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암바르나야 강 주변 생태계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드미트리 클로코브 러시아 수산청 대변인은 리아노보스티에 "이번 사고는 지역 수생태계에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생태계 복원에는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린피스의 생태학자들은 북극권에서 대규모로 발생한 가장 큰 규모의 환경오염 사고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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