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모잠비크도 LNG선 발주 속도내나…조선업계 기대감↑
러시아 아틱 프로젝트 20척 발주 예상에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수혜 기대
모잠비크도 이르면 연내 16척 발주할 듯…삼중·현중 추가 수주할까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국내 조선 3사가 카타르의 초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서 '잭팟'을 터트리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유가 급락 등으로 '수주 절벽'을 우려했던 조선업계가 안도하는 모습이다.
특히 러시아와 모잠비크 등의 다른 대형 LNG 프로젝트의 발주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보여 추가 수주 낭보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카타르의 초대형 LNG 프로젝트에 이어 한국 조선소의 주력인 대형 LNG선 계약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일단 러시아가 추진하는 대규모 LNG 개발 사업인 'ARCTIC(북극) LNG-2' 프로젝트가 대기 중이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러시아 국영에너지 기업 노바텍[285490]은 당초 발주 계획이었던 15척의 쇄빙 LNG선 외에 추가로 10척을 더 발주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작년에 5척을 신규 계약한 삼성중공업[010140]과 2014년 쇄빙 LNG선을 수주한 대우조선해양[042660]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작년 9월 러시아 국영 조선소인 즈베즈다와 쇄빙 LNG선에 대한 설계 계약을 맺는 등 쇄빙 LNG선의 기술파트너로 선정된 만큼 일단 잔여분 10척에 대한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추가로 발주하게 될 10척은 대우조선해양과 중국 후동중화조선이 5척씩 나눠 맡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앞서 지난 2014년 러시아 야말 프로젝트에서 척당 3억2천만달러(약 3천600억원)에 이르는 쇄빙LNG선 15척(총 5조원)을 모두 수주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추가 10척의 발주는 3분기 이내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대우조선해양이 1차 사업에서 수주한 경험이 있어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는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에서도 연내 다수의 LNG선 발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경근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 연구원은 "(프랑스) 토탈(Total)의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 역시 미국수출입은행의 지원금이 최근 65억달러로 증액되면서 올해 말이나 내년 초 LNG운반선 발주가 유력한 상황"이라며 "LNG선의 발주 움직임이 살아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모잠비크 LNG선 발주 규모를 16척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나란히 8척씩 나눠 수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글로벌 LNG선 발주의 1차 호황기였던 2004년과 비교하며 호재를 기대하고 있다.
2004년 당시 카타르 국영석유기업인 카타르페트롤리엄(QP)은 대규모 LNG 수출에 필요한 선박 수급을 위해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과 90척 이상의 건조공간(슬롯) 계약을 맺었다.
카타르는 LNG 연간 생산량을 기존 7천700만t에서 2027년까지 1억2천600만t으로 확대하기로 하고 증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지난 1일 국내 조선 3사와 100척 이상의 LNG운반선 계약을 맺었다. 이는 700억리얄(약 23조6천억원) 규모다.
다만 이번 계약은 정식 발주는 아니고 대규모 LNG선 발주 권리를 보장하는 약정서이기 때문에 추후 실제 수주 규모는 이보다 적을 수 있다. 앞서 2004년 계약 이후 카타르가 실제로 건조 계약을 맺은 것은 대우조선해양 26척, 삼성중공업 19척, 현대중공업 8척 등 총 53척이었다.
김홍균 D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에는 2004년의 선표 예약 수준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 규모로 펼쳐질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부터 LNG선 실제 건조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같은 LNG 프로젝트는 대규모 LNG선 건조를 검토 중인 다른 선사들의 발주 계획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카타르 100척의 LNG선 발주가 현실화하면 한국 조선 3사의 도크는 가득 채워지게 되므로 LNG추진엔진을 탑재해야 하는 컨테이너선과 탱커, LPG선 선주사들도 선박 발주를 서두르게 될 것"이라며 "도크가 채워져 선박 수주선가가 오를수록 선주사들의 선박 발주심리를 자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10여년간 우하향 곡선을 그려온 조선업계의 업황 개선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조선은 LNG, 석유제품 외 선종 부진으로 수주 잔고가 감소하고 신조선가 하락이 예상된다"며 "모잠비크와 아틱2 발주 시점에 맞춰 변동성 확대는 가능하지만 조선 수주와 관련된 기대감이 더 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근 연구원 역시 "LNG운반선을 제외한 주요 선종의 유의미한 지표 개선이 발생하지 않고 있어 아직 전반적인 업황 턴어라운드라고 보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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