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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사망 시위 일파만파…뿌리깊은 미 인종차별 치부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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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사망 시위 일파만파…뿌리깊은 미 인종차별 치부 드러내
백인우월주의 등도 복합 작용…애틀랜타 시장 "인내심이 아닌 평화 요구"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미국에서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관의 강압적인 체포 과정에서 숨진 사건으로 시작된 시위가 31일(현지시간)에도 각지에서 이어지며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이번 사건이 전국적 시위 사태로 커지게 된 것에는 미국의 뿌리 깊은 인종차별 문화 속에 흑인에 대한 차별적 대우로 한 생명이 결국 사망하기에 이르렀다는 사실에 대한 분노가 일차적 원인이 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이번뿐만 아니라 그동안 이어져 온 잇따른 흑인 사망 등 여러 사건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후 강화되는 양상을 보이는 백인 우월주의 문화 등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적 위축이 지속하면서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평가받는 흑인층의 분노가 더 거세게 타오르는 양상이다.
이런 와중에 시간이 지날수록 시위가 격화하면서 공공기관·상점·주택·차량 등에 대한 공격과 방화·약탈 등 폭력과 유혈 사태로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번 시위는 지난 25일 편의점에서 위조지폐 사용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인근에 있던 흑인 조지 플로이드(46)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경찰관이 무릎으로 플로이드의 목을 8분 넘게 짓누르면서 숨 쉴 수 없다고 고통을 호소하던 플로이드는 결국 목숨을 잃었다.
당시 상황을 찍은 동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되면서 사람들이 분노했고 사건이 벌어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시작된 시위는 들불처럼 빠르게 각지로 번졌다.
이들은 집회에서 플로이드가 말한 "숨을 쉴 수 없다"는 발언을 함께 외치고 소셜미디어에서 동참을 촉구하는 등 온·오프라인에서 단체 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에서 인종차별 갈등은 끊임없이 계속돼온 문제다.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에서 영원한 숙제와 같은 것으로 인식되는 것이기도 하다
우선 백인의 흑인에 대한 우월의식 속에 흑인 차별 문제는 끊임없이 논란이 돼왔다. 이에 더해 히스패닉계와 아시아계 등도 소수 인종 차별에 대한 문제의식과 가세해왔다.
1992년 5월 미 로스앤젤레스에서 발생한 인종 폭동은 대표적인 사례의 하나로 꼽힌다. 로드니 킹이라는 흑인 운전자가 4명의 백인 경찰에 의해 무자비하게 구타당했지만, 해당 경관들이 무죄 판결을 받은 데 분노한 흑인들이 이틀간 폭동을 일으킨 사건이다.
그러나 흑인의 권리 신장을 위한 노력 속에서도 여러 지역에서 유사한 사건들은 이어져 왔다.
지난 2014년에는 비무장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2014년 8월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인근 소도시 퍼거슨에서 백인 경관의 무차별 총격에 사망한 뒤 대규모 시위인 '퍼거슨 사태'가 촉발됐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도 2017년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백인 우월주의 시위의 유혈사태 책임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우파, 좌파 모두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발언, 사실상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편을 들었다는 비난이 쇄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플로이드 사건을 둘러싼 폭동 사태를 두고도 트윗에서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 시작"이라는 말을 올렸다가 논란이 일자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키샤 랜스 보텀스 애틀랜타 시장은 이날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미국이 400년 넘게 인종차별주의의 추악함에 직면해왔다고 지적한 뒤 '혁명은 일회성 사건이 아니다'라는 문구를 인용, 인종 차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면서 "우리는 인내심이 아닌 평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z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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