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몽 박차…WSJ "중국, 현시점 미국보다 강하다 생각"
홍콩·대만·남중국해·인도국경 등 전방위로 '숙원해결 모드'
트럼프, G7 확대해 '반중 연합전선' 타진…"中 속전속결 역풍맞을 수도"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혼란에 빠진 사이에 중국이 공세적 세력확장으로 숙원을 해결하려고 한다는 관측이 서방언론에서 나왔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최근 홍콩과 대만을 넘어 남중국해, 인도 히말라야산맥 국경 지역 등 영유권 분쟁지에서까지 장악력을 키우고 있다고 관측했다.
중국은 지난 28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홍콩에 정보기관을 세워 반(反)중국 행위를 막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통과시켰다.
이는 홍콩을 영국으로부터 반환받은 뒤 보장해온 홍콩의 자치권을 심대한 수준으로 제약하는 조치라는 지적을 서방으로부터 받고 있다.
앞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대만과의 '평화통일' 및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언급하지 않기도 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후 앞선 6차례 업무보고에서 모두 관련 언급이 나왔던 터라 이 같은 조치는 중국 정부가 무력사용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올해 중국은 대만 인근에서 전함과 전투기를 동원한 군사 훈련을 수차례 하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은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대만 등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에 지난달 두 개의 행정구역을 추가로 설치하고 80개 지형에 이름을 붙여 이들 국가를 자극했다.
아울러 최근에는 인도와 영유권을 놓고 갈등하는 국경지대에 중국 군부대가 접근해 양측 군인들이 충돌하는 일도 발생했다.
WSJ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과 그 여파에 주의를 돌린 사이 시 주석이 그간 국제사회의 반발을 사 온 이슈에 관해 과감히 조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방국보다 코로나19 통제에 더 성공한 것으로 보이는 지금을 기회로 삼아, 미국과 대등한 세계 강국으로 부상하겠다는 중국몽(中國夢) 실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인민대학의 국제정치학의 스인훙(時殷弘) 교수는 "중국 지도층은 현재로선 중국이 미국보다 강하다고 본다"며 "당연히 이들은 지금을 전략적으로 절호의 기회로 여긴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런 움직임은 이미 코로나19 사태로 심화한 국제사회의 반중정서를 더욱 자극할 것이라는 내부 지적도 나온다.
중국 난징대의 국제관계 전문가인 주펑(朱鋒) 교수는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감정이 이토록 비우호적이었던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주 교수는 "미국인뿐 아니라 유럽인 등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라며 중국이 단기 외교적 이익을 위해 과도하게 움직인다며 '처참한 결과'를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의 홍콩보안법 제정을 두고 미국은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하겠다며 맞섰고, 유럽연합(EU)도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EU-중국 관계에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국제현안을 대변하지 못한다며 한국, 호주, 인도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과 러시아를 초청해 정상회의를 확대 개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회의의 개최 시기를 오는 9월 이후로 설정하며 중국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혀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연합전선을 구성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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