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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홍콩 문제 속 중국 대응 딜레마…미국과는 또 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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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홍콩 문제 속 중국 대응 딜레마…미국과는 또 균열
중국은 '경제적 협력자이자 체제 경쟁자'…'강경 대응' 미국과 달리 신중 반응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처리 강행에 신중한 반응을 보인 것을 두고 중국 대응에 있어 EU가 빠진 딜레마를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미국이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철폐하는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히는 등 중국에 강경 대응을 예고한 것과는 달리 EU는 제재를 배제하고 대화를 강조하면서 미국과의 균열을 또 한 번 노출하고 있다.
EU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29일(현지시간) 27개 회원국 외무장관과 화상회의 뒤 회원국을 대표해 낸 선언문에서 중국이 전날 홍콩보안법 처리를 강행한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그는 중국에 대한 제재를 언급한 회원국은 단 한 국가뿐이었다면서 "제재가 중국과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선을 그었다. 동시에 중국과 계속해서 대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U의 이 같은 반응은 중국 대응과 관련해 딜레마에 빠져 줄타기를 하고 있는 EU의 현실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U 입장에서 중국은 중요한 경제적·전략적 협력국인 동시에 갈수록 공세적이 되고 있는 체제 경쟁자이기도 하다.


EU 내에서는 법치, 자유, 민주주의, 인권 등 EU가 추구하는 가치의 존중에 있어 근본적인 차이를 드러내는 중국에 대한 우려와 경계의 목소리가 있다.
그러나 당장 회원국 사이에서도 중국에 대한 입장은 엇갈린다.
이탈리아, 헝가리 등과 같은 국가는 중국의 '경제 영토' 확장 프로그램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크게 지지한다. 그러나 독일, 프랑스 등은 중국을 좀 더 경계하는 쪽이다.
스티븐 블록맨스 싱크탱크 유럽정책연구센터의 외교정책 선임연구원은 AFP 통신에 "지난 수년간 EU는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를 강화했다"라면서 "지난해 중국 국유 기업들이 유럽 업체들을 전략적으로 인수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나서야 EU는 중국이 경제적 경쟁자이자 체제 경쟁자라는 점을 인식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EU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입장에 놓이기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중국과 갈라서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구를 따르는 것은 유럽에는 너무 큰 희생"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U가 고조되는 미국과 중국 간 경쟁에 얽히고 싶어하지 않는 가운데 불거진 홍콩보안법 문제로 EU와 미국의 사이가 또 한 번 틀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U와 미국은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무역을 비롯해 파리기후변화협정, 이란 핵 합의 등 각종 현안을 두고 충돌하며 균열을 드러낸 바 있다.
WSJ은 영국도 지난 1월 EU를 탈퇴한 이후 처음으로 주요 외교정책에 있어 EU와 큰 차이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영국은 앞서 미국 등과 함께 중국의 조치에 큰 우려를 표하고, 홍콩보안법 강행 시 과거 영국해외시민(British National Overseas·BNO) 여권을 가졌던 모든 홍콩인이 영국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k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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