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빈곤가구에 생계비 월 140만원까지 지급
좌파연정, 빈곤층 최저생계비 보장제 도입 의결
가구당 연소득 1천400만원 이상 되도록 85만가구 지급…소요예산 연 4조원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페인의 좌파 연립정부가 빈곤층 230만명에게 가구당 월 최대 1천15유로의 최저생계비를 지급하기로 했다.
스페인 정부는 이번 제도를 통해 서유럽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빈곤율을 유럽 평균 수준으로 낮춘다는 구상이다.
스페인 정부는 29일(현지시간) 국무회의에서 빈곤층 85만가구를 대상으로 소득 수준과 가구 구성원 수 등에 따라 가구당 최소 462유로에서 1천15유로까지 생계비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내달 말부터 빈곤층 230만명이 혜택을 받게 되며 소요 예산은 연 30억유로(약 4조1천300억원)다.
소득이 낮은 빈곤계층에 정부가 추가 생계비를 지급해 가구당 연 소득이 최소 1만70유로(1천400만원) 이상이 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스페인 정부는 극빈층 5가구 중 4가구가 이번 최저 생활비 보장제의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도좌파 사회노동당(PSOE)과 급진좌파정당 포데모스가 연합해 출범한 스페인 좌파연립내각은 그동안 빈곤층에 대한 최저생활비 보장제도 도입을 추진해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도입 일정을 앞당겼다.
코로나19 사태로 빈곤층의 경제적 어려움이 이전보다 훨씬 심각해졌다는 판단에서다.
스페인의 빈곤율은 21.6%로 서유럽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스페인 정부는 빈곤율을 유럽 평균 수준인 16.9%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트위터에서 "사회의 일부 구성원들이 낙오하는 국가는 번영할 수 없다"면서 "이 제도는 역사적인 조처로, 스페인을 더욱 평등한 나라로 만들어 줄 복지국가의 새 기둥"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초 출범한 스페인 좌파연정은 부자 증세, 최저임금 추가인상, 노동시장 유연화 방안 철회 등의 경제·사회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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