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인접국에 국경개방 제의했다 잇따라 거절당해"
코로나19 환자 급증 때문…코로나19 대응 방식에 부정적 반응 해석도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닫힌 국경을 개방하자고 제의했으나 인접국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정부는 지난 3월 말부터 남미 인접국들로부터 육로를 통한 입국을 금지했다.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콜롬비아, 프랑스령 기아나, 가이아나, 파라과이, 페루, 수리남, 베네수엘라, 우루과이 등 브라질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모든 국가가 대상이다.
그러나 브라질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아지자 이제는 인접국들이 국경 개방을 꺼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최근 인접국 정상들과 전화로 대화하면서 국경 개방 문제를 협의했으나 잇따라 부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주말 파라과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양국 및 남미지역 경제 회생을 위해 국경을 다시 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라과이 대통령은 아직 국경을 개방할 준비가 안 됐고 육로를 통한 브라질 국민의 입국을 허용할 것인지를 평가하기 어렵다며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신문은 파라과이를 남미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코로나19 대응 조치를 시행하는 국가 가운데 하나로 소개하면서, 사회적 격리에 반대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과는 다른 길을 가면서 코로나19에 비교적 성공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5일에는 우루과이 대통령과도 전화 통화를 하고 국경 지역 주민들을 위해 인적·물적 교류를 재개하는 게 중요하다며 국경 개방 문제를 거론했으나 사실상 거절당했다.
이 신문은 우루과이 대통령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입국 규제 완화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국경도시 학교의 개학을 늦추고 이 도시에 대한 외부의 출입을 더 강하게 통제하는 조치를 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브라질 정부는 콜롬비아·페루 등 다른 인접국들과도 국경 개방 문제를 협의하고 있으나 긍정적 답변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말했다.
콜롬비아는 8월 말까지 국경 폐쇄를 유지할 예정이며, 페루는 자국민조차도 별도의 허가를 받아야 입국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극우 성향의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좌파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에 대해 적대적인 입장을 고수하면서 아르헨티나 정부와는 대화 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앞서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비판하면서 "남미에서 칠레·에콰도르를 제외한 모든 국가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브라질의 대통령이 왜 이렇게 무책임한 행태를 보이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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