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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연료 받은 베네수엘라 의기양양…"미국에 무릎꿇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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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연료 받은 베네수엘라 의기양양…"미국에 무릎꿇지 않아"
휘발유 등 실은 포천호 25일 새벽 베네수엘라 입항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연료를 실은 이란 유조선이 무사히 베네수엘라에 도착하자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는 '승리'로 평가하며 자축하고 있다.
타렉 엘아이사미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25일(현지시간) 트위터로 이란 유조선 포천호의 입항 소식을 전하며 "우리는 계속 전진하고 승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휘발유와 첨가제, 정유시설 부품 등을 실은 포천호는 이날 오전 1시께 베네수엘라의 엘팔리토 정유소 인근 항구에 도착했다.
엘아이사미 장관과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국방장관 등은 직접 항구로 나가 유조선을 환영했다.
나머지 유조선 4척도 속속 베네수엘라 영해로 진입 중이다.
이들 유조선에는 베네수엘라의 극심한 연료난을 해소해줄 153만 배럴의 휘발유 등이 실려있다.
베네수엘라는 이란에 금을 대가로 지불했다고 미 정부와 언론 등은 추정하고 있다.
제재 대상인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거래에 대해 미국 정부가 조치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지만, 이란 유조선은 별다른 충돌 없이 베네수엘라에 도착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 정권 내에서 소량의 연료 거래로 이란과의 긴장에 불을 붙일 필요는 없다며, 신중한 접근을 권고하는 의견이 있었다고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군함과 전투기까지 동원해 유조선을 호위했던 마두로 정부는 미국 제재를 뚫고 도착한 귀한 연료에 잔뜩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전날 국영 텔레비전 연설에서 이란 지도자들에게 감사를 표시하며, 양국이 자유롭게 교역할 권리가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그는 베네수엘라와 이란이 "미국 제국주의 앞에 절대 무릎 꿇지 않을 혁명 국가들"이라고 표현했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의 산유국이면서도 시설 노후화와 미국 제재 등으로 극심한 연료난을 겪던 베네수엘라는 이란발 연료로 당장 급한 불을 끄게 됐다.
이란이 항공편으로 먼저 보내준 장비와 첨가제, 기술자 덕분에 정유 능력도 향상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원유 정제량은 3월 일 11만 배럴에서 5월엔 일 21만5천 배럴로 늘었다.
다만 유조선 5척으로 실어나른 연료는 베네수엘라의 2∼3주 치 수요에 불과하다고 AP통신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했다.
미국의 투자회사 카라카스 캐피털 마켓의 루스 댈런은 AP에 "전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의 베네수엘라가 지구 반대편의 또 다른 실패한 왕따 국가에서 휘발유를 수입하게 됐다"며 이번 거래가 베네수엘라 입장에선 결코 승리가 아니라고 말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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