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문화 바꾼 코로나' 중국 젊은층 허리띠 졸라맨다
절약 팁 공유하는 온라인 모임 회원 급증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중국 젊은층의 소비문화를 바꾸고 있다.
중국에서는 최근 소비를 줄이고 한 푼이라도 아끼려 애쓰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중국 글로벌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이들은 중국의 소셜네트워킹 플랫폼 '더우반'(豆瓣)에서 돈을 절약하는 팁을 공유하고 있다.
흔히 중국 젊은층에 대해 '월급을 버는 대로 써버린다'고 말하지만 더우반에서는 '짠돌이 남성연합회', '짠돌이 여성연합회', '저소비 연구소' 등의 그룹이 외식, 여행, 쇼핑 등 다양한 절약 비결을 나누고 있다.
회원 수 약 30만명의 '짠돌이 여성연합회'는 옷을 얼마나 오래 입는지를 겨루기도 했다. 우승자는 40위안(약 7천원)짜리 재킷을 8년간 입은 여성이었다.
그는 "이 재킷은 원래 긴 소매였는데 몇 년 지나자 소매가 해져서 9부로 줄였다가 팔꿈치 부분이 닳아 5부로 다시 줄였다. 지금은 소매를 다 없애 조끼로 입는다"고 말했다.
일부 회원들은 이 밖에도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싸 오거나 택시 대신 자전거나 버스로 출퇴근하는 등 다양한 팁을 공유한다.
밀크티를 좋아하지만 한잔에 20위안(약 3천500원)이라는 가격이 부담스러운 여성들은 홍차와 우유를 섞어 밀크티를 직접 만들어 마신다.
올해 26세로 '저소비 연구소'의 리더인 양모씨는 지난해 더우반에서 이 그룹을 만든 뒤 회원들과 함께 3천위안(약 52만원)으로 한 달 살기에 도전했다. 그는 이 방식으로 1년 반 넘게 살았다.
그는 코로나19 발병 이후 회원들이 급증했다면서 "이번 사태로 사람들이 소비 행태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더우반에 오른 각종 절약 팁은 많은 누리꾼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반면 일부 누리꾼은 이런 혹독한 방식으로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없을 것이라 지적했다.
'저소비 연구소'의 양씨는 "소비는 진정한 행복을 안겨주지는 않는다"면서도 모든 사람이 자신 같은 생활방식을 따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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