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이슬람 명절 맞아 죄수 10만5천명 감형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 종료…코로나로 차분한 르바란 명절
이슬람 원리주의 따르는 아체주는 예년처럼 대형 합동 기도회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법무인권부는 24일 라마단 종료를 기념, 수형자 가운데 이슬람 신자(무슬림)와 소년범 10만5천325명을 대상으로 특별감형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특별감형 대상자 가운데 잔여 형기가 모두 사라진 365명이 이날 석방됐다고 일간 콤파스 등이 보도했다.
초승달 관측 결과 이슬람력으로 9월을 뜻하는 라마단은 올해 4월 24일부터 시작해 이날 끝났고, 이슬람력으로 10월이 시작됐다.
무슬림은 라마단에는 해가 떠 있는 동안 금식한다.
인도네시아 법무인권부는 매년 라마단 종료 기념 명절인 '르바란'(이둘피트리)에 무슬림 죄수 가운데 특별감형 대상자를 선정한다.
테러나 안보위협, 부패, 반인권 범죄, 마약사범은 감형 대상자에서 제외된다.
감형은 15일, 1개월, 1개월 15일, 2개월로 구분됐다.
감형 대상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북수마트라에서 1만3천여명, 서자바와 동자바 각 1만1천여명 등이다.
교정 당국은 "감형 대상자는 엄격한 기준에 따라 선정했다. 이들이 사회에 복귀한 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10만5천여명의 감형 조치로 교도소 식비만 해도 530억9천만 루피(45억원)가 절약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법무인권부는 올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전국에서 5만명을 가석방하기로 결정하고, 지금까지 약 4만명을 출소시켰다.
이에 따라 전국 교정시설 수용자는 이달 17일 기준 23만명이고, 이 가운데 17만여명이 무슬림이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가석방자들까지 쏟아져 나오다 보니 강·절도 사건 등 범죄가 늘고 있다.
교정 당국은 대규모 가석방을 통해 범죄율이 증가했더라도 수용시설 내 코로나19 차단에는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세계에서 무슬림 인구가 가장 많은 인도네시아는 코로나 사태로 예년과 다르게 차분한 분위기 속에 르바란 명절을 맞았다.
코로나 차단을 위한 대규모 사회적 제약(PSBB)이 시행 중인 자카르타 수도권 등 대도시는 예배당 내 합동 기도회가 금지됐고, 친·인척 방문을 자제하는 대신 영상통화로 인사를 나누는 상황이다.
하지만 시골 마을 등 지방에서는 여전히 합동 기도회를 열고, 친·인척, 이웃 간에 잔치를 열어 함께 식사하는 곳이 있어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우려된다.
특히 이슬람 원리주의를 따르는 수마트라섬 아체주는 예년처럼 모스크에서 대형 기도회를 열었다.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 949명이 추가돼 총 2만1천745명이고, 사망자는 25명 늘어 총 1천351명이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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