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한국가스공사 철수' 아카스 가스전에 사우디 투자 허용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알리 알라위 이라크 재무장관이 "이라크 안바르주 아카스 가스전에 사우디아라비아 회사의 투자를 허용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고 사우디 국영 알아라비야 방송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투자의 시기와 규모 등 합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석유장관 대행을 겸하는 알라위 장관은 22일 경제 대표단을 이끌고 사우디를 찾았다.
석유 수출에 정부 재정의 90%를 의존하는 이라크 정부는 유가 폭락에 재정난에 직면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만성적인 경제난이 더욱 심각해졌다.
이에 이달 6일 새로 출범한 이라크 내각은 이란의 경계에도 걸프 지역 산유부국의 투자, 지원을 적극적으로 물색하고 있다.
시리아와 국경을 맞댄 이라크 서부 국경지대에 있는 아카스 가스전은 이라크에서 가장 큰 가스전으로 한국과도 관련있는 곳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전 정부의 자원외교 정책 추진 속에 2010년 10월 카자흐스탄의 KMG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아카스 가스전의 개발·생산 사업을 수주했다.
애초 가스공사는 7년 이내에 아카스 광구를 일일 생산량 최대 400mmcf(석유환산 7만2천배럴) 수준으로 확대, 13년 이상 최대 생산을 유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2014년 중반부터 안바르주가 이슬람국가(IS)의 근거지가 되면서 아카스 가스전 사업이 중단됐다. 이라크군은 2017년 11월에서야 아카스 가스전을 IS에게서 되찾았다.
IS 사태의 영향이긴 했지만 아카스 가스전 사업은 기대와 달리 가스공사 해외 자원개발 사업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가 됐다.
가스공사는 2016년과 2017년 두 해 동안 아카스 가스전 사업에 투자한 4천316억원 가운데 4천260억원을 손실로 처리했다. 가스공사는 아카스 가스전 사업을 비롯한 해외 자원 사업의 부실 여파로 2017년 1조1천200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가스공사는 이라크 정부를 상대로 협상을 벌여 지난해 아카스 가스전 투자금 중 6천600만 달러(약 700억원)를 회수하기로 합의했다.
가스공사는 아카스 가스전 사업의 지분을 점차 축소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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