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팔 국경분쟁…印 도로건설에 네팔 새지도로 '맞불'
서로 자국령 주장하며 수십년간 갈등…네팔선 시위도 발생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전통적으로 관계가 돈독한 것으로 알려진 이웃 나라 인도와 네팔이 최근 국경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인도가 분쟁지에 도로를 건설하자 네팔은 이곳을 자국령으로 포함한 새 지도를 제작하기로 했다.
20일 타임스오브인디아와 히말라얀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네팔 정부는 관련 분쟁지가 자국 영토로 반영된 새 지도 제작안을 승인했다.
새 지도에 포함된 분쟁지는 칼라파니, 림피야두라, 리푸레크 고갯길 등이다.
네팔은 그간 칼라파니, 리푸레크 등은 지도에 포함해왔으나 림피야두라까지 아우른 지도를 제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접한 이 지역들은 인도 우타라칸드주 북동쪽, 네팔 북서쪽 끝부분에 자리 잡고 있다. 현재는 인도군이 이 지역 대부분을 장악했다.
인도와 네팔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서로 이 지역이 자신의 땅이라고 주장해왔다.
분쟁의 불씨는 1816년 네팔과 영국 동인도회사가 맺은 수가울리 조약이다.
이 조약에 따르면 네팔과 인도의 경계는 마하칼리강이다.
하지만 이후 영국 측량사들이 만든 지도는 물론 양국이 제작한 지도에서도 이 강의 본류 위치가 달랐다.
인도와 네팔은 각각 유리한 본류 위치를 언급하며 칼리파니가 자신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인도가 칼리파니 동쪽의 리푸레크 고갯길로 이어지는 80㎞ 도로를 새롭게 건설하면서 네팔의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네팔 시민은 인도의 도로 건설 사실이 알려지자 카트만두 등에서 격렬하게 시위를 벌이며 항의했다. 네팔 정부도 인도 외교 당국에 이의를 제기했다.
앞서 인도도 지도를 통해 네팔의 신경을 자극하기도 했다.
인도 정부가 지난해 11월 인도령 카슈미르(잠무-카슈미르주)를 두 개 연방 직할지로 분할한 내용을 반영해 새 지도를 만들면서 칼라파니를 포함한 것이다.
당시에도 네팔에서는 인도를 비난하는 시위가 발생했다.
네팔은 인도의 오랜 우방이며, 무역과 에너지 공급 등에서 인도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하지만 2015년 양국 관계가 크게 삐걱댔다. 연방 공화제를 규정한 네팔의 새 헌법 통과 후 발생한 시위의 배후에 인도가 있다는 주장이 네팔에 확산하면서다.
와중에 올리 총리는 2018년 2월 취임 이후 포카라 공항 사업 등을 중국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등 다양한 친중국 정책을 펼쳤다.
이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2014년 취임 후 여러 차례 네팔을 방문하며 관계 다지기에 힘썼지만 국경 분쟁 문제가 종종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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