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코로나19 약화신호 뚜렷…"백신개발 못할 수도" 비관론도
스페인 일일 사망자 두달 만에 최저…러시아도 확진자 증가세 둔화
존슨 영국 총리 "백신 개발노력 결실 못맺을 수도"
교황 "청소·쓰레기 수거하는 사람들 위해 기도"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유럽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 약화하는 경향이 뚜렷이 감지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익혀야 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신중론도 이어지고 있다.
17일 오후 7시(파리시간 기준)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유럽 전체의 코로나19 사망자는 16만2천161명으로 하루 전보다 489명 늘었다. 누적 확진자 수는 177만6천809명이다.
유럽에서 코로나19 상황이 가장 심각한 나라 중 하나인 스페인에서는 이날 일일 사망자수가 87명으로 두 달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스페인의 코로나19 일일 사망자는 지난달 초 95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스페인의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현재까지 2만7천650명이다.
최근 들어 확진자가 급증한 러시아에서도 증가세 둔화 신호가 감지됐다.
러시아의 누적 확진자는 이날 28만명을 넘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로 늘었지만, 신규 확진자는 전날 9천200명으로 지난 1일(7천933명)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뒤 이날 다시 9천명대를 유지했다.
하루 신규 확진자는 전날부터 이틀 연속 1만명 이하에 머물러 증가세 둔화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러시아의 코로나19 치명률도 여전히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인 0.9%대에 유지됐다.
영국 총리는 백신 개발이 실패로 끝날 수도 있다면서 신중론을 보였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날 일간지 선데이 메일 기고문에서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말했지만 갈 길이 아주 멀다"면서 "솔직히 백신이 열매를 맺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바이러스를 통제하는 새로운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에서는 대표적인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현재 프랑스의 사노피와 손을 잡고 코로나19 백신의 공동 개발을 추진 중이다.
영국 정부는 총리의 언급과는 별도로 백신제조혁신센터의 개소를 앞당겨 내년 여름까지 문을 열기로 하는 등 백신 개발과 대량생산시설 마련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옥스퍼드셔 하웰에 세워질 이 센터는 대량으로 감염병 백신을 생산하게 되며, 영국 정부는 9천300만파운드(1천400억원)를 이 센터에 투자했다.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반려동물의 코로나19 감염 사례 보고가 이어졌다.
네덜란드에서는 개 한 마리와 고양이 세 마리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이날 농무부 장관이 "몸이 아프면 개나 고양이를 안지 말라"고 당부했다.
네덜란드 보건당국은 동물이 사람을 감염시킬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조심하는 것이 좋다는 입장이다.
앞서 미국 뉴욕에서도 고양이 두 마리와 동물원의 호랑이, 사자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바 있다.
교황은 코로나19 봉쇄 속에서도 묵묵히 청소 일을 하고 쓰레기를 수거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온라인으로 중계된 주일미사에서 "오늘 우리의 기도는 병원과 거리를 청소하고 쓰레기통을 비우며 각 집을 찾아 쓰레기를 수거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라며 "아무도 보지 않는 일이지만 살아남으려면 필요한 일이다. 주님이 그들을 축복하고 도와주시길"이라고 기도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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